<수잔의 사진>
그곳에는 늙은 토끼가 있습니다.
조금은 남루해 보이지만 토끼는 매일매일 현명해지고 있습니다.
세속의 사냥꾼을 조심스럽게 그러나 지혜롭게 지나온 토끼는 차라리 아름답다고 해야 할까요.
우리들은 늙은 토끼가 되기를 원합니다.
나이든 토끼를 만나게 되는 일은 낯설고 믿기지 않는 일일 수도 있겠지만
달빛 아래 고요는 토끼의 성실하고 오랜 발자국을 따라 조용히 머물러 있습니다.
당신에게 누군가 생활을 묻는다면, 당신은 늙은 토끼의 지혜를 배워야 합니다.
그것은 비록 비현실적일수도 있지만,
희망이란 언제나 우리들의 고단한 굽은 등 뒤에 있습니다.
"달빛 아래 고요는 토끼의 성실하고 오랜 발자국을 따라 조용히 머물러 있습니다." (효신)
효신의 글을 읽고 나니 어느 날 밤의 모든 고요가,
토끼의 발자국마다 수억의 달빛과 함께 고여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