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로 날으는 모음 ‘이’가 다시 땅으로 곤두박질하며 떨어진다
비겁한 자들이라고 부르는 순간 방향을 돌려 다시 돌아온다 숨이 쉬어지지
않길래 밖에 나가보았더니 창틀이 타고 있다 왜 사람들은 혼자 아픈지
알 것 같다 네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 무엇이니 이태준의 달밤이요 열 여덟,
너는 순정의 열매가 아직 유효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어디서나 한 사람은
까맣게 타들어가는 창틀의 냄새를 맡는다 방바닥에 모음 한 조각이 떨어져 있다
비극을 만들지 못하는 자들이 살리는 말이 있다 네가 연 창문으로
누가 던진 햇볕 한 줌이 있다
"새가 나는 것은 두 날개가 있어서가 아니다.
난다-는
말이 있기 때문에
새는
날고 만다."
(허만하의 시, '오오베르의 들녘 ·2'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