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鄭士誠士慎
曩承辱報慰感交深卽日秋凉伏惟伯叔共被僉履萬福此處旱蝗風相繼爲灾賑救之難將有甚於既往豈非按節非人有所感召而然耶夙夜憂懼罔知攸濟所示石罐謹呈製造匪精恐不合用藥材當繼之崐壽脚膝生瘇幾月而有加無减實惟過分所致辛苦難支悶悶伏惟僉諒只祝寢膳加衛
栢谷集 : 조선 중기의 문신·학자 정곤수(鄭崑壽)의 시문집.
與鄭士誠士慎
여정사성사신
사성과 사신에게
- 두 형제(사성, 사신)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曩承辱報慰感交深卽日秋凉
낭승욕보위감교심즉일추량
지난번에 받잡은 제게 보내신 편지로 위안되고 감사함이 교차로 깊습니다. 지금은 가을 날씨가 서늘합니다.
- 曩 : 접때 낭
曩者 : 지난번
近者 : 최근에 : 俄者
今者 : 지금은 : 今則
- 承 : 받을 승, 받잡다
- 辱報 : 나에게 보내신 욕된 편지라는 말로 스스로를 낮춰 상대를 높이는 겸칭
* 겸칭(비칭) 정리
何物(하물) : 어떤 물건
不似(불사) : 不肖(불초) : 잘난 선인들을 닮지 못한
殘質(잔질) : 쓸모없는 놈
無狀(무상) : 모양없는 놈
鄙作(비작) : 비루한 작품 : 鄙見(비견) : 비루한 의견
下誠(하성) : 못난 성의
竊想(절상) : 竊觀(절관) : 나의 생각 : 나의 의견
膚末(부말) : 썩을 말종, 膚儒(부유) : 썩은 선비
某(모) : 아무개
小生(소생)
小妾(소첩) : 여자의 경우
僕(복) ; 남자의 경우
- 慰感交深 : 위안되고 감사함이 교차로 깊습니다.
- 卽日 : 지금은
伏惟伯叔共被僉履萬福
복유백숙공피첨리만복
삼가 생각하건데, 맏이와 셋째인 당신 두 분 형제간이 우애 좋게 지내고 계시다니 여럿이 함께 하는 사정이 아주 복되신 듯합니다.
- 伏惟 : 삼가 생각하건데, 엎드려 생각하건데
- 伯叔 : 맏이와 셋째, 여기서는 사성과 사신을 가리키는 듯하다.
- 共被 : 같은 이불을 덮고 자는 것을 말한다. 형제간 혹은 형제처럼 우애가 좋은 것을 뜻한다.
- 僉履 : 여럿이 함께 하는 사정
行履 : 여행하는 근황
令履 : 영감님의 최근 행적
學履 : 공부하는 행태
政履 : 정치하는 행적
侍履 : 자식이 부모를 돌보는 요즘의 행적
此處旱蝗風相繼爲灾賑救之難將有甚於既往
차처한황풍상계위재진구지난장유심어기왕
이곳은 가뭄과 메뚜기떼와 바람이 서로 끊이지 않아 재앙이 되어 백성을 진휼하는 어려움이 장차 기왕보다 심해질 것입니다.
- 此處 : 이곳은
- 旱 : 가물 한
- 蝗 : 메뚜기 황
- 爲灾 : 爲(되다) 灾(재앙 재), 재앙이 되다.
- 賑救 : 賑恤(진휼), 흉년에 곤궁한 백성을 구원하여 도와줌.
- 將 : 장차, 앞으로
- 於 : ~보다
豈非按節非人有所感召而然耶
기비안절비인유소감소이연야
관찰사인 제가 못난 놈이어서 하늘의 재앙을 불러들인 바, 그래서 이렇게 된 것이 어찌 아니겠습니까.
- 豈非 : 어찌 아니겠는가.
- 按節 : 한 방면을 맡아 다스리는 관찰사의 직무를 수행함.
- 非人 : 못난 놈, 겸칭
- 感召 : 인간의 소행이 하늘을 감응시켜 재앙을 불러일으킴.
- 耶 : 어조사 야, 반문, 의문, 감탄의 뜻으로 사용된다.
夙夜憂懼罔知攸濟
숙야우구망지유제
밤낮 근심하고 두려워 어찌 구제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 夙夜 : 夙(이른 숙), 夜(밤 야), 이른 아침과 늦은 밤. 밤낮
- 罔知 : 알지 못한다. 모르겠다.
- 攸 : 攸(바 유), 所(바 소)
- 濟 : 구제하다. 홍제(弘濟, 널리 구제하다)
所示石罐謹呈製造匪精恐不合用
소시석관근정제조비정공불합용
편지로 알려주신 바 돌항아리를 삼가 올려드리나 만듦새가 정교하지 못해서 쓰임에 맞을까 두렵습니다.
- 示 : 편지로 알려주다.
- 石罐 : 돌항아리
- 謹呈 : 삼가 올려드리다.
- 匪精 : 匪(나눌 비), 여기서는 아니다의 뜻, 精(정할 정) 정밀하다, 정교하다.
- 不合用 : 쓰임에 맞지 않다.
藥材當繼之
약재당계지
약재는 마땅히 그곳에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 當 : 마땅히
- 之 : 그곳에
崐壽脚膝生瘇幾月而有加無减
곤수각슬생종기월이유가무감
저는 다리와 무릎에 종기가 생긴 지 몇 달이나 더함은 있으나 덜함은 없습니다.
- 崐壽 : 편지 쓰는 이의 이름, 본명을 씀으로 스스로를 낮추는 겸칭
- 有加無减 : 더함은 있으나 덜함은 없다.
實惟過分所致辛苦難支悶悶
실유과분소치신고난지민민
참으로 생각하건데 분수를 넘은 탓에 여기에 이른 바 괴롭고 고생스럽게 애쓰기를 지탱하기 어려워 답답하고 답답합니다.
- 實 : 참으로
- 過分 : 분수를 넘다.
- 所致 : 이런 까닭으로 생긴 바
- 辛苦 : 辛(매울 신, 괴로울 신) 苦(쓸 고), 괴롭고 고생스럽게 애를 쓰다.
- 難支 : 지탱하기 어렵다.
- 悶 : 답답할 민, 두 번 쓰는 것은 강조요법
伏惟僉諒只祝寢膳加衛
복유첨량지축침선가위
삼가 생각하건데 두 분께서 헤아려주시길 바랍니다. 다만 자고 먹는 것으로 더욱 더 잘 보위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僉 : 여럿, 여기서는 두 분
- 諒 : 널리 혜량(惠諒)하다.
- 祝 : 빌 축, 기원하다. 바라다.
- 膳 : 음식 선, 반찬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