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權章仲好文o庚辰 栢巖集
伏問靜况邇來如何玏中秋至家病故稠擾尚闕候問愧罪無已每欲一騎馳造從容侍話於靑城而慈病之痼已三年矣侍藥之餘或從官事怱怱日月多在道路賤疾以此尤重雖得少暇尚未果願一生迷路良可诰歎每想執事閒養有素眞有所得而竊意居靜之功無乃太多邪伏惟雅諒
栢巖集 : 조선 중기의 학자 김륵(金玏)의 시문집.
伏問靜况邇來如何
복문정황이래여하
삼가 근자에 정황을 묻습니다.
- 靜况 : 정황, 동정
- 邇來 : 가까울 이, 근자에, 요즘
近者 : 최근에
俄者 : 아까, 조금 전
玏中秋至家病故稠擾
륵중추지가병고조요
저는 중추절에 집에 왔으나 병으로 인해 사람이 북적거려 소란스럽기만 합니다.
- 稠擾 : 빽빽할 조, 시끄러울 요 : 사람이 북적거려 소란스러움
尚闕候問愧罪無已
상궐후문괴죄무이
아직 안부를 여쭙지 못해(빠뜨려서) 부끄럽고 죄스러운 마음 그치질 않습니다.
- 尚 : 아직
- 闕 : 빠뜨릴 궐
- 候問 : 안부를 묻다. 체후를 묻다.
- 無已 : 그치질 않는다.
每欲一騎馳造從容侍話於靑城而慈病之痼已三年矣
매욕일기치조종용시화어청성이자병지고이삼년의
매양 한달음에 말을 타고 빨리 나아가서 조용히 청성에서 말씀을 받들고자 하나 어머니의 병이 고질이 된지 이미 3년이 되었습니다.
- 每 : 매양
- 欲 : ~하고자 한다.
- 一騎馳造 : 한달음에 말을 타고 빨리 나아가다. 말탈 기, 달릴 치, 나아갈 조
- 從容 : 조용
- 侍話 : 말씀을 받들다
- 靑城 : 충북 옥천군 청성면으로 추정된다.
- 慈 : 어머니
- 痼 : 痼疾, 고질
侍藥之餘或從官事怱怱
시약지여혹종관사총총
약시중 들고 남은 여가에 혹 관청의 일을 하는 것으로 바쁘고 바쁘기만 합니다.
- 侍藥 : 약시중을 들다.
- 餘 : 여가
- 從 : 일하다
- 官事 : 관청의 일
- 怱 : 바쁠 총, 두 번 쓰는 것은 강조용법
日月多在道路賤疾以此尤重
일월다재도로천질이차우중
세월을 다 도로에서 허비하고 있으며 저의 병은 이로써 더 가중되고 있습니다.
- 日月 : 세월
- 賤疾 : 자신의 병을 낮추어 부르는 말 : 賤恙(천양)
- 以此 : 이로써, 이 때문에
雖得少暇尚未果願一生迷路良可诰歎
수득소가상미과원일생미로량가고탄
비록 잠깐의 휴가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아직까지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인생을 길 위에서 헤매고 있으니 참으로 매우 한탄스럽습니다.
- 雖 : 비록~하다고 하더라도(양보의 의미)
- 果 : 이루다.
- 迷 : 미혹할 미, 여기서는 동사로 헤매다.
- 良 : 진실로, 참으로
- 可 : 의미없이 강조로 쓰임
- 诰 : 매우
- 歎 : 한탄스럽다.
每想執事閒養有素眞有所得
매상집사한양유소진유소득
매양 당신이 한가로이 정양을 하면서 있는 자리에서 분수를 잘 지키고 있어 진실로 얻는 바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每 : 매양
- 想 : 생각하다
- 執事 : 당신, 상대방을 높이는 말
- 閒養 : 한가로이 정양을 하다
- 素 : 본디 소, 있는 자리에서 분수를 지키다.
- 眞 : 진실로
而竊意居靜之功無乃太多邪
이절의거정지공무내태다사
그러나 제 좁은 소견으로는 조용히 계시는 공이 어찌 크고 많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합니다.
- 而 : 그러나, 여기서는 역접
- 竊意 : 절의, 겸사로 나의 의견 : 竊想(절상) : 竊觀(절관) : 나의 생각
- 無乃 : 어찌 ~이 아니겠는가, 无乃
- 邪 : 어조사
伏惟雅諒
복유아량
삼가 바라옵건데 널리 살펴서 이해해주세요.
- 諒 : 널리 혜량(惠諒)하다. 살펴서 이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