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동무론>의 김영민이다)의 책은 늘 어렵다. 머리에 과부하가 걸리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의 글은 번잡한 세상에서 살아가다가 문득 만나는 깊은 샘물같은 정갈하고 청정한 느낌을 준다. 순우리말을 즐겨 쓰긴 하지만 난해한 철학용어가 난무하는 것도 아닌데, 그의 표현은 늘 낯설다. 언어의 새로운 배치랄까. 이 낯섬의 긴장을 극복하고 몇 번이고 읽어가노라면 그가 말하는 의미가 어렴풋이 그려지면서 새로운 시선과 새로운 층위의 해석을 만날 수 있다. 그의 표현대로 ‘깨단’하게 되는 순간이 펼쳐진다. (하략)
(소나기/ https://blog.naver.com/analogspace/223020354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