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표현:
표현주의 존재론과 정신 진화론
인간은 참으로 표현(表現)에 극성을 부립니다. 좋게든 나쁘게든, 말이지요. 정신은 지향성(Intentionalität)의 역동이므로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그 마음의 속내와 솜씨, 관심과 희망을 드러냅니다. 정신적 존재인 인간은 표정(expression)이 곧 표현(expression)입니다. 또한 인간의 경우 자기표현에서 배제된 게 곧 소외(alienation)이지요. 예술이나 문학, 혹은 종교 등속만이 표현인 게 아닙니다. 인간의 삶, 그 전체가 바로 표현의 무대이자 그 성취인 것입니다. 성자(聖者)나 달인도 그들만의 표현 속에서 살아가며, 두어 살 먹은 아기도 자기표현이 있고, 연쇄살인범도 나름의 흔적ㆍ표현을 통해 제 모습을 드러냅니다. 정신과 삶이 있는 존재라면, 그 존재는 곧 표현의 연쇄로 드러납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정신적) 존재를 표현주의적으로 해명하고, 이를 진화론의 맥락에서 살피는 가운데 가능한 존재의 미래, 혹은 그 가능성을 사유합니다. ‘세계가 없다면 신(神)은 신이 아니(Ohne Welt ist Gott nicht Gott)’라면서 신(정신)에 있어 표현은 그 존재의 조건이며, 정신은 필연적으로 세계를 정립(표현)한다고 말하는 헤겔(F. Hegel)식 표현주의가 중요한 참조점이 될 수 있습니다. 더불어 다윈적 진화론에서 한 걸음 나아가 ‘정신의 진화’(그레고리 베이트슨G. Bateson)를 현실로 인정하고, 정신을 자기표현의 형식이자 지향으로 이해하면서 인간 정신의 가능한 변화를 상상해 봅니다. 도킨스(R. Dawkins)가 유전자의 표현형 효과(phenotype-effect)을 말하였지만 나는 ‘정신의 표현형 효과’를 말하려는 것입니다.
인간의 삶은 방향을 지닌 표현력이며 그 성취입니다. “술어가 되고 주어가 될 수 없는 것이 의식”(니시타 기타로)이랬듯이 표현이 되지만 소유가 될 수 없는 게 곧 인간 존재인 것입니다. 인간정신을 포함한 존재일반이 물화(物化), 소유화, 혹은 ‘기술적 중계점’(하이데거)이 되고 있는 때에, 이 글은 ‘표현 인간학’을 제시합니다. 표현(력)이야말로 인간 정신의 알짬이며, 응대가 사회적 진화의 매개인 것처럼 표현은 그 정신 진화의 촉매가 됩니다. 인간은 표현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며, 이로써 그 존재는 미래를 향합니다.
장소/ 서울 서촌, <서숙>
일시/ 2024/5/4(토), 오후 3시~6시 30분
정원/ 선착순 20명
신청/ 문의/ 숙비, 010-2436-8760 (chodamy/daum.net)/
단빈, 010-7150-5441 (mhk97@naver.com)
회비/ 2~4만 (서숙의 월세 후원금입니다. 개인 사정에 따라 스스로 정해 입금해 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