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과 주체,
여자는 어떻게 남자를 만나는가
사람은 저항(Widerstand)합니다. ‘아니(否)’라고 말합니다. 그(녀)는 존재하면서 이미 타인과 대립합니다. 아무 일이 없어도, 그 현전(現前)만으로 눈치를 살피고 대치하며 분열하고 갈등합니다. 본능에 충실하는 생존이라면 이같은 비용은 쓸모없는 것입니다. 이게 곧 정신의 비용입니다. 정신이 생겼기에 사람은 타인과 자신을 분별하고, 자신을 깊이 되돌아보고, 한없는 우주를 탐사하며, 동물적 쾌락을 눌러 사랑의 둥지를 만들고, 이곳이 아닌 (없는) 곳을 향해 열정과 충실을 바칩니다. 사람의 저항도 그런 것입니다. 물리적 관성과 동물적 본능의 너머로 걸어나가, 아(我)와 타(他)의 사이에 근원적 긴장의 물매를 만듭니다. 인간은 정신이기에 저항합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특히 저항의 주체를 여자로 둡니다. 그리고 일상 속에서 비근하게 만나는 여성의 저항에 관해 사유합니다. 언제나처럼 개념적 도식화(schematization)와 경험적 사례화(examplification)을 병치시켜면서 논지를 풀어나갑니다. 그러나 논의의 범위를 주로 내가 추려낼 수 있는 개인사에 둡니다. 긴 세월 내가 필자로, 강의자로, 강연자로 활동하면서 만나고 겪은 여성들이 어떤 식으로 저항했는지, 그 저항은 여성의 삶이 불러오는 상처와 어떻게 접속했을지, 그리고 여성의 사회적 주체성은 바로 이 저항의 전략과 어떻게 겹치거나 어긋나는지를 탐색합니다. 이러한 탐색 자체가 우리들의 만남에 대한 비평과 위안이 되기를, 또한 이로써 남녀가 어울려 살아가는 세속 속에서 한 소끔의 지혜가 되기를 바랍니다.
장소/ 서울 서촌, <서숙>
일시/ 2024/7/13(토), 오후 3시~6시 30분
정원/ 선착순 20명
신청, 문의/ 숙비, 010-2436-8760 (chodamy/daum.net)/
단빈, 010-7150-5441 (mhk97@naver.com)
회비/ 2~4만 (서숙의 월세 후원금입니다. 개인 사정에 따라 스스로 정해 입금해 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