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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3 23:51

장독(藏讀)후기 16회

조회 수 344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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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밝은 노예처럼>


지배를 받으시게

핏빛 바람에 실린 낡은 자유가 헛되지 않도록

소년 소녀의 봄 기약처럼 분조(紛躁)한 스텝으로 살지 않도록

이윽고 눈이 밝아진 노예처럼

제 그림자를 챙기게

무릎으로 걸으면서 가장자리(緣)를 아끼게



이웃이 흠씬 지배하도록 하게

삶이 지배하도록, 아니면 

미래가 지배하도록

제 생각을 걷어내시게

몸들이

더불어 지배하는 일을

가만히 지켜보시게

복종해보게

구설수에 빠진 우리 시대의 붉은 자유가

되살아나도록


K선생님, <옆방의 부처>,글항아리




* 규율은 겉을 묶는 연극적 실천인데, 이로써 속의 가능성이 열려 숨은 충동에 얹혀 있는 자아를 알 수 있게 된다. 묶임(음)을 통해 겉과 속이 융통하는 방식에 익숙해짐으로써 충동의 배치를 새롭게 배울 수 있게 된다.  k선생님, <적은 생활 작은 철학 낮은 공부> 


 욕하지 말라거나 외모에 대해 말하지 말라는 등속의 무엇인가를 막아보면 에고가 보이고 해야 할 다른 것을 찾게 됩니다.

 명령과 자기(ego)와의 투쟁인  '자기 명령화'의 체험으로, 자기가 주체로 거듭나게 됩니다. 


                                         *


* 정한 사물이나 사태를 대상으로 삼아 꾸준하고 성실하게 애쓰면 실력이 생기고 솜씨가 빛나는 법이다. 그 실력의 증표를 일러 자득(自得)이라고 한다. k선생님,  <적은 생활 작은 철학 낮은 공부>


마음이 간여하는 공부는 자득이 지표입니다. 자득에 의해 차츰 마음의 길이 드러나며 멀리 가볼 수 있게 됩니다. 자득은 정신이 바꼈다는 것인데, 인간이 바뀔 수 있다는 믿음하에 공부를 해 나갈 수 있습니다. 



                                          *


* '자아는 복종을 통해서만 자신을 재구성한다.' 이는 말 많은 프랑스인 푸코가 아주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그러나 인생의 비밀은 지킴(持)에 있고, 자유조차도 어떤 형식의 복종을 통해서만 찾아온다. ... 복종이 없는 생활은 가능하지 않고, 가장 고결하고 솜씨 있는 삶도 복종의 형식을 통해서 생성된다. K선생님, <옆방의 부처>


*일상의 무수한 일을 무리없이 처리해가는 데 정작 필요한 조건은... 일을 시키고 부탁하는 이들과 이에 응하고 실행하는 이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현명한 지배와 현명한 복종의 네트워크가 결정적이다.                      K선생님, <집중과 영혼>


 

 '현복지(현명한 복종과 현명한 지배)' 는 겨끔내기로, 주인되기와 노예되기를 통해, 순간만큼은 일이 되고 새로운 관계가 되도록, 새로운 형식을 실험해 보고자 하는 것입니다. 

평등의 이데올로기가 과잉상태인 지금, 기계적인 평등말고 의도적인 노예가 될 수 있는가?

 눈 밝은 노예가 되어야 남을 도울 수 있으며, 열심히 일하는 노예는 일하지 않는 주인을 넘어서게 됩니다.



                                          *


*뇌과학 등의 성과에 의하면 인간의 뇌는 '복합성의 임계점'에 도달한 듯해 보인다. 단세포동물을 시작으로, 민활해진 몸(들)의 운동이 장구한 세월을 거쳐 중추신경계를 통해 내면화된 사실은, '충분히 정교하고 복잡하게 배열된 물질'인 뇌의 운동이 마음이라는 역동성으로 내면화된 사실과 이어져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즉 '충분히 정교하고 복잡하게 배열된 마음' 의 미래. K선생님, <차마, 깨칠 뻔 하였다>

 

 

 식물은 운동을 하지 않으므로 뇌가 형성되지 않고, 멍게는 다 자란 후에는 적당한 장소를 찾아 정착을 하는데 더이상 뇌가 필요하지 않으니 뇌를 먹어버립니다. 뇌는 외면적인 운동과의 상호작용이 내면화 된 것입니다.


인간이 남다른 정신력을 발휘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수행이나 공부를 함으로써 이렇게 진화하는 것은 어디로 갈 수 있는 것일까요? 

현대과학을 참조하면서 일반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설명이 무엇이 있을까 탐색해봅니다. 

        


                                        *


**질의 응답시간에, 주인된 자리에 놓여 있을 때 자신을 어떻게 노예의 자리에 배치할 수 있는지 한 숙인이 선생님께 질문을 하였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직장내에서, 자리가 덧입혀 놓은 권위를 벗고 온전히 상대의 말을 들을 수 있는가라는 것으로 답을 주셨습니다. 평등한 관계에서는 그나마 겨끔내기로 주인되기와 노예되기가 가능할 것 같지만 상하수직 관계에서 현명한 노예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선명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시원스레 뚫리는 숙인의 질문에 선생님의 답변으로 뭔가 가득 채워지는 듯 했습니다. 평등을 부르짖거나 주인되기를 원하는 이 시대를 거스르며 현명한 노예되기로 생성될 '자유의 빈터'를 상상해봅니다.

  • ?
    肖澹 2022.11.25 13:57
    *
    <옆방의 부처_ 눈밝은 노예처럼>
    "완벽한 노예되기와 완벽한 주인되기의 겨끔내기인 '현복지'는, 반드시 일에 의해서 하는데, 기본적 관심은 내가 상대를 돕는가, 방해가 되지 않는가에 있고, '잘 듣는 것' 만으로 충분히 노예의 복종을 하는 것"

    <봄날은 간다_ 산책, 극히 실용적인 지침들>
    "산책은 자아의 의도 생각 기분을 넘어가는 우연성의 활동"
    "나는 인문학의 지혜로 가장 일반적인 지혜 가운데 하나가 세월은 흘러간다는 것 같아요. .....諸行無常(존재보다 생성, 사물도 느린 사건인)....."
    "걸으며 시간과 자아를 흘려보내는 연습을 하는 것이 산책."

    <차마, 깨칠뻔 하였다_ 마음의 너머 2>
    "수행하고 공부하는 지속성 위에 있는 뇌는 또 다른 임계를 만나 어디로 나아가는가"

    **
    -영어囹圄의 수렁에 빠진 발목이 망각이라는 이름으로 존재를 잡아 채어, 어제 안 앎이 무지無知로 돌아가는 슬픔을 맛보게 합니다. 위도일손爲道日損이라 했건만, 무지로 돌아가는 앎이 서운하여 몸을 뒤로 뒤치니, 산책자라 하기에 늦된 걸음에 고개를 숙입니다.

    ***
    -" "은 적바림한 선생님 말씀을 엮은 말입니다.
    -**의 글은 공부하며 떠오른 단상을 적은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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