答李善述承
謹奉示書得審冬寒孝候支勝仰慰無已宇顒僅支病憊他無足道時事至此病敗百出信非人力可及目今南宼變詐尚未可測而關西老酋聲息又可畏不知將何所稅駕也退占一丘淨地之計時未可定而近欲受由歸掃先塋亦未知果遂否也别紙所示謹悉但彼人多所知識恐亦未必能除去耳可慮可慮
*東岡集 : 조선 선조(宣祖) 때 김우옹(金宇顒)의 시문집. 현종(顯宗) 2년(1661)에 그의 문인들에 의해 편집 간행되었고, 헌종 12년(1846)에 중간되었다.
謹奉示書得審冬寒孝候支勝仰慰無已
근봉시서득심동한효후지승앙위무이
편지를 삼가 받잡아 살펴보니 겨울추위에도 상주되신 당신의 체후가 잘 견디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우러르고 위안되는 마음이 그치지 않습니다.
- 示 : 편지로써 알려주다.
- 審 : 편지를 살펴보다.
- 冬寒 : 겨울추위
- 孝候 : 상주되신 당신의 체후가
- 支勝 : 잘 견디다.
- 仰慰無已 : 우러르고 위안되는 마음이 그치지 않는다.
宇顒僅支病憊他無足道
우옹근지병비타무족도
저는 근근이 병들어 피곤한 몸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다른 것은(그것 외에는) 족히 말할 것도 없습니다.
- 宇顒 : 편지 쓴 이
- 僅 : 근근이
- 病憊 : 병들어 피곤한
- 他 : 다를 타, 그것 외에는
- 道 : 말할 도, 여기서는 동사로 말하다.
時事至此病敗百出信非人力可及
시사지차병패백출신비인력가급
요즘 일이 여기에(이런 지경에) 이르렀으니 폐단이 백가지가 생기니 진실로 인력이(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미칠 바가(해 볼 수가) 아닙니다(없습니다).
- 時事至此 : 요즘 일이 여기에 이르다.
- 敗 : 弊, 폐단(弊端)
- 信 : 진실로, 참으로
- 人力 : 사람의 힘, 인력
目今南宼變詐尚未可測
목금남구변사상미가측
지금 남쪽의 왜구는 변고와 속임수가 여진히 헤아릴 수 없고
- 目今 : 지금
- 南宼 : 남쪽의 왜구
- 變詐 : 변고와 속임수
- 尚 : 여전히
- 未可測 : 헤아릴 수 없다.
而關西老酋聲息又可畏
이관서로추성식우가외
그리고 평안도 추창 소식은 또한 가히 무섭습니다.
- 而 : 그리고, 여기서는 순접
- 關西 : 관서, 평안도
- 老酋 : 추장
- 聲息 : 소식
- 又可畏 : 또한 가히 무섭다.
不知將何所稅駕也
부지장하소세가야
장차 어떻게 끝날 바를 모르겠습니다.
- 不知 : 모르겠다.
- 將 : 장차
- 何 : 어떻게
- 稅駕 : 탈가(脫駕), 일을 끝내다.
退占一丘淨地之計時未可定
퇴점일구정지지계시미가정
물러나서 한 모퉁이 깨끗한 장소를 점유할 계획을 지금 당장은 정하지 못합니다.
- 一丘 : 한 모퉁이
- 淨地 : 깨끗한 장소
- 時 : 지금 당장은
- 未可定 : 정할 수 없다.
而近欲受由歸掃先塋亦未知果遂否也
이근욕수유귀소선영역미지과수부야
그리고 근자에 말미를 얻어 선영에 귀성하려 한 것 또한 정말 이룰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습니다.
- 而 : 그리고, 여기서는 순접
- 近欲 : 근자에 ~하려고 하다.
- 受由 : 말미를 얻어
- 歸掃 : 귀소(돌아가 청소하다), 귀성의 뜻
- 先塋 : 선영, 조상의 묘소
- 未知 : 모르겠다.
- 果遂 : 정말 이룰 수 있을지
- 否 : 있을지, 없을지
别紙所示謹悉
별지소시근실
별도로 써서 보내주신 바를 삼가 자세히 읽어보았습니다.
- 别紙所 : 별도로 써서 보내주신 바
- 示 : 편지로 알려주다.
- 悉 : 다실, 모두 실, 다 자세히 보다.
但彼人多所知識恐亦未必能除去耳
단피인다소지식공역미필능제거이
다만 그들이 알고 있는 바가 많아 두렵고 또한 제거하는 것을 과연 이룰지 어떨지 모를 뿐입니다.
- 但: 다만
- 彼人 : 그들이
- 多所知識 : 알고 있는 바가 많다.
- 恐 : 두려워하다, 어쩌면
- 未必 : 과연 이룰지 어떨지
- 耳 : 뿐이다.
可慮可慮
가려가려
염려스럽습니다.
- 可慮 : 염려스럽다, 두 번 쓰는 것은 강조요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