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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9 19:56

淸以吟 3회 詩

조회 수 252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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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20929_232206756.jpg                           



                            Sand Dabs, Seven

                                 (가자미, 일곱)

                                                                                                   Mary Oliver

 

There is no pencil in the world that doesn’t have the ability to strike out as well as to instigate. It’s best to write, to begin with, generously.

세상의 모든 연필에게는 시작하고 써보는 능력이 있어. 우선은 많이 써보는 것이 최선이야.

 

If tone is wrong, nothing is right.

어조가 틀리면 다 틀리게 된다.

 

Lassitude in the heart puts lassitude on the page.

마음의 무기력은 페이지에도 무기력을 남기지.

 

The sun has a working schedule, and the snow, and the birds, and every green leaf. Perhaps you should have one too.

태양에게는 일과표가 있어. , 새들, 그리고 모든 초록 잎사귀에게도. 아마 당신도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

 

No matter how cunning the sentence, it is impossible to hide the pique.

문장이 아무리 교묘하다 해도 불쾌감을 감출 수는 없어.


Some writing should be set aside and forgotten. Maybe it needed more salt and pepper. Or, maybe, less.

어떤 글은 후미진 곳으로 잊혀져야 한다. 혹은 약간의 소금이나 후추가 필요하거나, 후추나 소금을 조금 덜어내야 할지도.

 

Too many words, even the right words, can kill the poem.

너무 많은 말들은, 옳은 말이라 해도, 시를 죽일 수 있어.

 

Sometimes you will feel, like nothing else, the sweet, electric drowse of creation.

때때로 당신은 평소와는 달리, 달콤하고 찌릿찌릿한 창조의 나른함을 느낄거야.

 

But sometimes you must bear the failure of labor to its anticipated result.

그러나 때때로 당신은 일을 제대로 못해 예상되는 결과를 견뎌야만 해.

 

Plain as a needle a poem may be, or opulent as the shell of the channeled whelk, or the face of the lily, it matters not; it is a ceremony of words, a story, a prayer, an invitation, a flow of words that reaches out and, hopefully, without being real, in the way that the least incident is real, is able to stir in the reader a real response.

시란 바늘처럼 단순할 수도, 쇠고동의 홈파진 껍데기처럼 화려할 수도, 백합의 얼굴일 수도 있어. 그런게 중요하건 아니야. 시는 말들의 조화, 하나의 이야기, 하나의 기도이자, 초대이지. 희망컨대, 실재하지 않는 가장 사소한 일조차 생생해지도록 애쓰는 말들의 흐름이야말로 읽는 이를 뒤흔들어 진짜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Answers

                                   Mary Oliver

 

If I envy anyone it must be

My grandmother in a long ago

Green summer, who hurried

Between kitchen and orchard on small

Uneducated feet, and took easily

All shining fruits into her eager hands.

 

That summer I hurried too, wakened

To books and music and circling philosophies.

I sat in the kitchen sorting through volumes of answers

That could not solve the mystery of the trees.

 

 

My grandmother stood among her kettles and ladles.

Smiling, in faulty grammar,

She praised my fortune and urged my lofty career.

So to please her I studied but I will remember always

How she poured confusions out, how she cooled and labeled

All the wild sauces of the brimming year.

 

 

해답

 

내가 누군가를 부러워한다면

그건 나의 할머니! 오래전

초록의 여름 어느 날, 부엌과 과수원 사이를

무지의 발로 분주히 오가며,

열성적인 손 안으로 빛나는 과일들을

가뿐히 따 넣었던.

 

그해 여름엔 나도 분주하였지.

책과 음악, 급선회하는 철학이 나를 깨워

부엌에 앉아 (인생의) 해답들을 찾아보았지.

나무의 신비를 풀어주지는 못할 해답들을.

 

주전자와 국자 사이에 선 할머니는

문법이 안 맞는 말이지만 웃음 띤 얼굴로

내 운명에 대해 덕담하시며 귀한 일을 하라 하셨지.

하여 나, 할머니를 위해 공부했었지.

, 항상 기억할거야.

그 풍성한 해, 혼동을 쏟아버리고

야생의 소스들을 식혀 이름표를 달았던 할머니를.

 

    


Poem : Waking on a Summer Morning

 

                                                                  Mary Oliver


Water

skidding down platforms of stone

ten miles

nothing to talk to but ferns

 

in the deep water

the eye of a trout

under a shelf of stone

not moving

 

no one will ever sully the water

the ferns will go on sleeping and dreaming

no one will ever find the trout

for a thousand years he may lie there, gleaming

 

 

여름 아침에 깨어나

 

돌계단을 미끄러져 가네

십마일이나

오직 이끼들에게만 말을 하며

 

물 속 깊숙한 곳

송어의 눈

돌 선반 아래

움직이지 않네

 

아무도 그 물을 더럽힐 수 없네

이끼들이 꿈을 꾸며 잠자는 동안

아무도 송어를 찾지 못할테지

어슴푸레 빛내며 천년을 거기 누워있는 송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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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零度 2022.10.04 01:26

    There is no pencil in the world that doesn’t have the ability to strike out as well as to instigate. It’s best to write, to begin with, generously.
    인간은 반드시 죽는다 할지라도 죽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시작하기 위해서 태어났다는 한나 아렌트의 말이 겹친다. 무엇이 두려운가. 남에게 나의 밑천이 드러나는 게 창피하다. 그래도 시인의 말처럼 실패와 시작을 두려워 말고 우선, 많이 글을 쓸 용기를 내본다.

    If I envy anyone it must be
    My grandmother in a long ago
    Green summer, who hurried
    Between kitchen and orchard on small
    Uneducated feet, and took easily
    All shining fruits into her eager hands
    비록 학교를 나오지 못한 할머니지만 고등교육 받은 손녀에게는 인생의 답을 줄 수 있는 큰 존재이다. 할머니의 세계는 소외가 없고 명랑함으로 이세계를 환대한다.

  • ?
    燕泥子 2022.10.07 00:03
    무지의 발로 분주히 오가며 열성적인 목소리로 활기차게 살아오신, 이제는 세월에 생기를 빼앗긴 여성을 알고 있습니다.
    그녀는 읽을 수는 있지만, 맥락을 파악하기 어려워했고, 남편으로부터는 무식한 여편네라는 소리를 들어야했습니다. 
    문득, 그녀가 책을 읽고 있는 저에게, '너는 그게 재미있니'하고 물었습니다. '예, 재미있어요. 읽어보실래요?'하고 책을 두고 왔지만, 책은 침대 머리맡에 가만히 앉아있을 뿐이었습니다. 나중에야, 아주 나중에야, 책을 두고 올 것이 아니라 가만히 읽어드려야 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녀는 제법 오래동안 책을 그대로 두었다가, 어느날 '이제 그만 가져가라'며 돌려주었습니다.
    뒤에 오는 자(後生)는 필연적으로 앞선 사람들의 땀과 눈물 위에서 성장합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어떤 원망도 분한도 없이, 귀한 일하라며 축원(祝願)합니다.
    저는, 항상 기억할 것입니다.
    김치와 된장을 만들어 나누어 주며, 더 나은 자리로 가도록 응원해준 그녀들의 아픔과 고통을.
    나의 앎이 모든 신비는 풀지 못할지라도, 미처, 언어를 갖지 못한 그녀들 가슴 속 이야기들을 대신 말할 수 있도록, 그녀들의 축원이 헛되지 않도록, 앎의 자리로 애써 나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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