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23.03.13 18:06

시 읽기(149회)(1-2)

조회 수 20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불놀이

 

주요한

 

아아날이 저문다서편 하늘에외로운 강물 위에스러져 가는 분홍빛 놀 …… 아아해가 저물면해가 저물면날마다 살구나무 그늘에 혼자 우는 밤이 또 오건마는오늘은 4월이라 파일날큰 길을 물밀어 가는 사람 소리는 듣기만 하여도 흥성스러운 것을왜 나만 혼자 가슴에 눈물을 참을 수 없는고?

 

아아춤을 춘다춤을 춘다시뻘건 불덩이가 춤을 춘다잠잠한 성문 위에서 내려다보니물 냄새모래 냄새밤을 깨물고 하늘을 깨무는 횃불이 그래도 무엇이 부족하여 제 몸까지 물고 뜯을 때혼자서 어두운 가슴 품은 젊은 사람은 과거의 퍼런 꿈을 찬 강물 위에 내던지나 무정한 물결이 그 그림자를 멈출 리가 있으랴? ― 아아꺾어서 시들지 않는 꽃도 없건마는가신 임 생각에 살아도 죽은 이 마음이야에라모르겠다저 불길로 이 가슴 태워 버릴까이 설움 살라 버릴까어제도 아픈 발 끌면서 무덤에 가 보았더니겨울에는 말랐던 꽃이 어느덧 피었더라마는사랑의 봄은 또다시 안 돌아오는가차라리 속 시원히 오늘 밤 이 물 속에 …… 그러면 행여나 불쌍히 여겨 줄 이나 있을까 …… 할 적에 ’, 불티를 날리면서 튀어나는 매화포펄떡 정신을 차리니우구구 떠드는 구경꾼의 소리가 저를 비웃는 듯꾸짖는 듯아아좀 더 강렬한 열정에 살고 싶다저기 저 횃불처럼 엉기는 연기숨 막히는 불꽃의 고통 속에서라도 더욱 뜨거운 삶 살고 싶다고 뜻밖에 가슴 두근거리는 것은 나의 마음 ……

 

4월달 따스한 바람이 강을 넘으면청류벽모란봉 높은 언덕 위에 허어옇게 흐득이는 사람 떼바람이 와서 불적마다 불빛에 물든 물결이 미친 웃음을 웃으니겁 많은 물고기는 모래 밑에 들어박히고물결치는 뱃속에는 졸음 오는 니즘의 형상이 오락가락 ― 어른거리는 그림자일어나는 웃음소리달아 논 등불 밑에서 목청껏 길게 빼는 어린 기생의 노래뜻밖에 정욕을 이끄는 불 구경도 이제는 겹고한잔 한잔 또 한잔 끝없는 술도 인제는 싫어지저분한 배 밑창에 맥없이 누우면까닭 모르는 눈물은 눈을 데우며간단 없는 장고 소리에 겨운 남자들은때때로 부리는 욕심에 못 견디어 번득이는 눈으로 뱃가에 뛰어나가면뒤에 남은 죽어 가는 촛불은 우그러진 치마깃 위에 조을 때뜻 있는 듯이 찌걱거리는 배젖개 소리는 더욱 가슴을 누른다 ……

 

아아강물이 웃는다웃는다괴상한 웃음이다차디찬 강물이 껌껌한 하늘을 보고 웃는 웃음이다아아배가 올라온다배가 오른다바람이 불 적마다 슬프게 슬프게 삐걱거리는 배가 오른다 ……

 

저어라배를멀리서 잠자는 능라도까지물살 빠른 대동강을 저어 오르라거기 너의 애인이 맨발로 서서 기다리는 언덕으로곧추 너의 뱃머리를 돌리라물결 끝에서 일어나는 추운 바람도 무엇이리오괴이한 웃음소리도 무엇이리오사랑 잃은 청년의 어두운 가슴 속도 너에게야 무엇이리오그림자 없이는 밝음도 있을 수 없는 것을 ― 오오다만 네 확실한 오늘을 놓치지 말라오오사르라사르라오늘 밤너의 빨간 횃불을빨간 입술을눈동자를또한 너의 빨간 눈물을 ……

 
                                             (<<창조>> 창간호, 1919. 2)





The Spring and The Fall

 

                                     

                                         Edna. Vincent Millay

 

 

In the spring of the year, in the spring of the year,
I walked the road beside my dear.
The trees were black where the bark was wet.
I see them yet, in the spring of the year.
He broke me a bough of the blossoming peach
That was out of the way and hard to reach.

In the fall of the year, in the fall of the year,
I walked the road beside my dear.
The rooks went up with a raucous trill.
I hear them still, in the fall of the year.
He laughed at all I dared to praise,
And broke my heart, in little ways.

Year be springing or year be falling,
The bark will drip and the birds be calling.
There’s much that’s fine to see and hear
In the spring of a year, in the fall of a year.
‘Tis not love’s going hurt my days.
But that it went in little ways.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2 길속글속(154회), 2023/05/27 4 file 찔레신 2023.05.14 379
361 보속(54회), 2023/05/20, 서울, <서숙> 10 file 찔레신 2023.05.08 345
360 시 읽기(153회)(1-2) 燕泥子 2023.05.08 227
359 길속글속(153회), 2023/05/13 4 file 찔레신 2023.04.30 386
358 보속(53회)/ 2023/05/06 7 file 찔레신 2023.04.24 289
357 시 읽기(152회)(1-3) 燕泥子 2023.04.24 218
356 <Life after Loss>, Raymond Moody Jr. 2 file 찔레신 2023.04.18 521
355 (외)길속글속(152회), 2023/04/29 7 file 燕泥子 2023.04.16 335
354 시 읽기(151회)(1-2) 燕泥子 2023.04.10 211
353 보속(52회), 2023/04/22 12 file 찔레신 2023.04.10 260
352 <cosmos>, carl sagan 1 file 찔레신 2023.04.02 284
351 (내)길속글속(151회), 2023/04/15 1 찔레신 2023.04.02 292
350 보속(51회), 2023/04/07(금), 밀양 東庵 10 file 찔레신 2023.03.27 434
349 시 읽기(150회)(1-3) 燕泥子 2023.03.27 223
348 (내)길속글속(150회)/ 2023-04-01 9 찔레신 2023.03.19 439
» 시 읽기(149회)(1-2) 燕泥子 2023.03.13 201
346 50회 보속/ 2023/03/25, 서울 <서숙> 10 file 찔레신 2023.03.13 279
345 (내)길속글속(149회), 2023/03/18 5 찔레신 2023.03.06 365
344 보속 (49회), 2023/03/11 6 file 찔레신 2023.03.01 269
343 시 읽기(148회) (1-3) 燕泥子 2023.02.28 189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