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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님은 장미를 좋아하지 않는다. 장미는 그것을 담는 pot와 어긋남이 없어 놓여진 장소에 적당히 어울리며, 오히려 그 어울림으로 인하여 이미지는 빛바래져 나달나달해졌기 때문이라는 언술이 이어졌다. 장미는 특히나 다른 꽃들과의 잦은 교배로 본래의 모습을 잊은 듯 하며 겹겹 커다란 잎의 풍성함과 향기마저 부자연스러운 포즈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 또한 장미의 잘못은 아닐진대, 잠시 공부길을 산책하며 인간 정서의 바다에서 장미와 더불어 그저 나와의 정서적 운용을 생각해본다. 선택받고 소유 당함으로써 보상해야 할 아름다움이 없는 존재로 스스로 족할 뿐인 꽃, 그런 꽃이 아니어도, 피어있어 꺾이었고,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잠시 꽃이었을, 더는 뿌리 없음을 아파하지 않게, 나는 여전히 정서로 돌아오고야 마는, 용서할 그 무엇도 구원해야 할 그 무엇도 없으면서 그러나 그 감흥으로 언어의 집을 짓고 싶은,



[크기변환]KakaoTalk_20200816_215022208.jpg 
슬픈 마음에는 장미가 피지 않는다-일본속담 <속속83 공부에서>



지난 속속83 공부가 끝나고 선생님과 숙인들이 함께 차방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공부가 끝나면 늘 집으로 오기 바빴던 저였는데, 잠시 귀가의 조급함을 접고 편안해지고 싶은 마음에 담담하고 소박한 자리에 앉아보았습니다. 살다, 쓰다에 글을 올리는 일이 신입 숙인으로써 성급한 것은 아닌지  조금은 걱정스러웠지만, 지린과 희명자의 조언을 구하여  부족하지만 짧은 생각을 올려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제 나름대로 차방담소(茶房淡素)라는 제목으로 어설프게나마 이름표를 붙여 보았습니다. 선생님과 숙인들이 공부하며 쉬어가는 자리인 차방에서의 이야기들이 낮은 소리지만 깊은 울림을 주기에, 공부길의 틈새로 저의 허방을 채우는 언어로 다가와주길 욕망하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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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찔레신 2020.09.02 10:57
    *사람은 언어성(Sprachlichkeit)을 매개로 존재의 집을 짓기에, 사물에 대한 인간의 표상은 의당 '언어적'일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내가 '찔레'를 사랑하고 '장미'를 시틋하게 여길 때에, 그 찔레와 장미는 우선, 우선은, '말(Sprache)'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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