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사들의 고질은 '허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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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은 체계밖에서 남다른 모습으로 서있다는 오연한 허위의식이다.
아아, 아무래도 나는 더 깊고 더 순정하다!
지라르는 이를 일러 '낭만적거짓'이라고 했는데...
<공부론>
공부 장소에 가는 기차안에서 이 글을 만났다.
나의 낭만적 거짓, 허영을 들켜버렸다.
대단한 수치심에 짓눌렸다.
자기 소개를 할때 이 글을 낭독했고 그 많은 학인들 앞에서 울음이 터졌다.
그 시간이 한참 지난후 선생님께서 물으셨다.
"왜 울었어요?"
나는 '잘모르겠어요' 라는 개미소리로 얼버무리고 또 울었다.
왜 눈물이 났을까.
씹고 또 씹었다.
뿌리가 뽑혔다,
그동안 나를 살게 해주었던 지반이 무너졌다.
그랬다. 어쩌면 그 허영덕으로 살 수 있었다.
그래서 몰랐던걸 알아 슬펐다기보다는
어쩌면 알고 있었던 것을 들킨냥 부끄러웠고 슬펐다.
공부를 마치고 일상속에서 나는
죽었고, 죽을것 같이 숨을 헐떡였지만
세상은 아무문제가 없었다.
그러니 어쩌면 나는 이 세상을 너무도 몰랐다.
그러면서 이토록 허영을 떨었다.
허영이 아닌 말을 하려 들여다보니 할말이 없다.
나는 무너졌고, 해체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