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도없이 아파트가 생겨난다. 불안도 냉소도 지쳐 마비된 눈빛을 가진 여자와 동물의 감각을 향해 인간임을 내던지며 초월과 전체를 꿈꾸는 남자를 다독이러 늦은밤 택시를 타고 서해바다로 가는 길, 이 좁은 땅위에 아직도, 여전히, 더욱더, 가열차게 허공을 향해 몸을 부풀리는 아파트들 곁에서 나는 왜 죽지 못하고 있는가, 죽지 않고, 이 생명 다하도록 살아야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아파트들이 방언을 쏟아낸다. 미얀마 말 같기도 러시아 말 같기도 하다. 대낮에 전쟁이 일어났다고 한다. 희생자를 추모하는 밤의 소식에 귀 있는 자 잠든 척 한다. 모두에게 태양은 공평하겠지. 자동차 핸들은 여우처럼 차선을 바꿔놓겠지. 달의 공전은 지구의 자전으로 묻히고 캄캄한 바다위에 코푼 휴지를 버리는 자도 있겠지. 그리고 체신을 갖춘 양 아파트들은 하늘을 향해 노래를 부르며 밤을 앗아가겠지. 서해바다로 가는 길, 내가 버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 아파트 만만세!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22 | '글쓰기'라는 고민 | 해완 | 2022.01.05 | 497 |
121 | 통신표(2022) (1-5/계속), Tempta Iterum ! | 찔레신 | 2022.01.06 | 507 |
120 | 엄마의 서재(1) '연구'라는 공부-활동 1 | 는길 | 2022.01.12 | 388 |
119 | 깨진 와인잔 2 | 簞彬 | 2022.01.14 | 435 |
118 | 악마는 호박죽을 먹는다 2 | 실가온 | 2022.01.18 | 491 |
117 | essay 澹 1. 그 사이에서 | 肖澹 | 2022.01.20 | 271 |
116 | Dear Teacher 1 | 燕泥子 | 2022.01.24 | 406 |
115 | 소유 | 懷玉 | 2022.01.27 | 264 |
114 | essay 澹 2. 존재의 온도 | 肖澹 | 2022.02.02 | 372 |
113 | 어느 잃어버린 장소의 복원 | 해완 | 2022.02.03 | 248 |
112 | 엄마의 서재(2) 희망이 들어오는 길 | 는길 | 2022.02.04 | 356 |
111 | 121회 별강<부사적 존재와 여성> | 내이 | 2022.02.08 | 266 |
110 | 122회 별강 < 마음은 바뀐다> 1 | 지린 | 2022.02.18 | 249 |
109 | [一簣爲山(09)-서간문해설]與趙重峰憲書 | 燕泥子 | 2022.02.21 | 302 |
» | 만세! 만세! 만만세!! | 실가온 | 2022.02.26 | 286 |
107 | 그 곳, 그것 그리고 나 1 | 簞彬 | 2022.02.28 | 299 |
106 | essay 澹 3. 安寧 | 肖澹 | 2022.03.03 | 310 |
105 | 123회 <별강>-과거의 눈빛 | 실가온 | 2022.03.05 | 294 |
104 | 근사(近思) | 지린 | 2022.03.12 | 231 |
103 | 산행 | 는길 | 2022.03.16 | 2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