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22.03.16 14:59

산행

조회 수 18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어스름한 새벽이었을까. 깊어가는 밤이었을까.

이른 아침에도 등산객은 있다. 반환점으로 정해둔 정상에 이르러 어째 내려오는 사람들이 어수선하다. 무리 중 한 여성이 나를 불러 세워 말하기를, 저기 앞에서 누군가 목을 맸다고 더는 가지 말란다. 못미처 듣게 된 소식을 다행으로 여겼다. 뒤돌아서 내려갔고 조금 멀어져서야 생각이 정상으로 향한다.

며칠 전에는 초음파 검진을 하러 갔다가 느닷없이 간에 종양이 크다며 CT를 찍고 혈관의 암 수치를 검사하라고 재촉받았다. 그렇게 했다. CT를 찍고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대수롭지 않은 혈액종의 일종으로 판독되었다. 한 시간 정도. 죽음을 측면으로나마 의식해 보았다. 작정하고 잊거나 무의식적으로 부정했던 것들이 엄습하는 순간들. 부인하고 부정된 채 삶을 장악하는 진실들. 도처의 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 것일까.

내일 다시 산에 가서는 그곳까지 가보기로 한다. 더는 없는, 한 사람의 시간에 잠시나마 서있기로 한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5 108회 속속 별강 (유물론자의 다른 세상 보기) 1 懷玉 2021.08.06 259
54 139회 별강 <리비도적 애착관계를 넘어 신뢰의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1 簞彬 2022.10.13 259
53 절망으로 file 형선 2019.01.15 261
52 惟珍爱萬萬 3 燕泥子 2019.07.18 262
51 애증의 휴대폰/ 사윤수 2 찔레신 2022.10.03 262
50 [一簣爲山(15)-서간문해설]與權章仲 2 file 燕泥子 2022.06.26 263
49 138회 자득문, <천(淺)하고 박(薄)한 자의 기쁨(悅)> 수잔 2022.10.19 266
48 자유주의자 아이러니스트 (Liberal Ironist} 구절초 2018.09.19 268
47 이번 교재 공부를 통하여, 1 file 는길 2024.02.07 268
46 살며, 배우며, 쓰다(문화의 기원 편 1~6) 1 더스트 2018.11.13 270
45 <89회 속속 별강> ‘約已, 장숙(藏孰) 가다’ 약이 2020.11.12 274
44 「성욕에 관한 세편의 에세이」에 대한 단상 9 허실 2019.10.07 275
43 137회 별강 <40년 동안의 여성 대학진학율과 혼인율의 통계를 통해 본 여성의 변화> 1 燕泥子 2022.09.17 276
42 [一簣爲山(11)-서간문해설]與牛溪書 2 file 燕泥子 2022.04.05 286
41 ㄱㅈㅇ, 편지글(2) 2 찔레신 2023.05.03 286
40 이상한 표정 영도물시 2018.09.10 287
39 essay 澹 2. 존재의 온도 肖澹 2022.02.02 287
38 行知(6) 후배-되기 2 희명자 2020.06.19 292
37 <틈셋학교>를 연기합니다, file 희명자 2020.02.21 294
36 學於先學 4_ 다산과 신독 혹은 그의 천주에 관한 짧은 정리적·상상적 글쓰기 肖澹 2021.03.25 295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 15 Nex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