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사생활의 깊이를 말해줄까>
네 사생활의 깊이를 말해줄까
얇아져가는
TV의 두께를 보렴
고백의 샛물은 대중의 광장으로 이어지고
네 내시경의 이력은
전람회의 작품이 되어버린
네 프라이버시의
변명을 읽어줄까
네 양심의 USB가 진화해온 역사를 짚어줄까
텔레비전이 괴뢰(傀儡)비전이 될 때까지
한 뼘 스크린 위에서
자유의 춤을 추고 있는
우리 시대의 자유
시민(市民)이여
k선생님,<옆방의 부처>,글항아리
* 사생활을 규제하는 나의 이데올로기는 무엇이며
공부는 어떤 이데올로기로 우리 일상을 구제하며
공부를 통해 깊어지는 사생활의 깊이는 무엇일까요.
* 정치적 자유를 통해 민주사회가 되었지만
정치적 자유의 마지막 단계는 폭력으로 얼룩질 수 있습니다.
속물이 추구하는 자유는 길게 누리지 못하는 가벼운 자유이지만
학인에게는, 실력이 주는 다른 형식의 자유가 있습니다.
* 巧匠不留跡(교장불유적)
실력좋은 장인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실력속에 진정한 자유가 있습니다.
* 자연과학은 수학을 이용해서 중요한 일을 해내고
우리의 공부는 상식화된 이데올로기 가운데 사는 것이 아니라
개념으로, 남이 가보지 못한 길을 가보는 것입니다.
* 工欲善其事 必先利其器
일꾼이 자기의 일을 잘하려면
반드시 먼저 도구를 갈아야한다.
공부가 무엇인지 관심을 갖고 도구를 지니는 연습을 해야합니다.
* 不積蹞步無以至千里
반걸음씩이라도 쌓이지 않으면 천리에 이를 수 없습니다.
* 소크라테스, 부처, 예수, 공자는 무기록의 삶을 살았는데
그것은 글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삶이 충일했음을 증명합니다.
* 19세기 이후 손으로 하는 일이 몰락하면서
신경증이나 불안증이 증대되었습니다.
손을 놓치면 정신의 고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책을 만지는 것과 핸드폰을 만지는 것에는 정신의 차이가 있습니다.
**손으로 하는 일과 신경증과의 관계에 대한 논의는 주로 슈마허(E.F. Schumacher)의 지론을 따랐지만, 이 이치는 꽤 일반적이므로 굳이 한 사람의 생각이라고 붙박을 필요는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