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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대화는 실패하는가:

보살행으로서의 듣기와 말하기

내가 정의하는 공부의 실력은 ‘응하기’입니다. 그리고 정신적 존재이자 언어적 존재인 인간에게 응하기의 태반은 대화이지요. 대화에 실패한 즉 응하기의 기본에서 결격이며, 공부길에서도 낙제인 셈입니다. 그러나 대화에서 호혜적으로 유익과 기쁨과 지혜를 나누는 일은 오히려 희유합니다. 못 배운 자는 못 배운대로 배운 자는 배운대로 대화에서 나날이 실패합니다. 무엇이든 오래 하면 잘하는 법이지만 듣기/말하기/대화하기, 만은 유독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이 난경(難境)의 일부를 꼼꼼히 헤아려 보고, 그 원인을 살펴보려 합니다. 그래서 일상 대화의 실천에서 작으나마 진경을 희망하고자 합니다. 자신이 이미 개입하고 있는 대화를 돌아보면서 비평하는 일만큼 메타인지적 감성과 지평을 요하는 작업도 없지요. 그래서 그만큼 지난지사입니다. 그러나 이 일은 연기하거나 회피할 수 없는 것이, 우선 자신의 말조차 가지런하게 하지 못하는 사람이 그 마음의 경계를 어찌 바꿀 것이며, 이웃과 어찌 공조, 공화(共和), 공락(共樂)할 수 있을 것인지 물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여러 글 속에서 언질했듯, 내남없이 한 마음으로 존경하는 싯다르타, 공자, 소크라테스, 그리고 예수는 대화하시는 분들이었고, 그것도 아주 잘 하시는 분들이었으며, 그 응하기의 솜씨와 지혜로써 이웃에게 위안과 화평을 주신 분들이었습니다. 공부라는 게 스스로 밝아지고, 그 밝음의 자취가 이웃에게 음조(陰助)가 되게 하는 일련의 애씀이라면, 대화의 가치는 더할 수 없이 명료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왜 자주 대화에서 자빠지는 것일까요?)

장소/ 서울 서촌, <서숙>

일시/ 2024/6/8(토), 오후 3시~6시 30분

정원/ 선착순 20명

신청/ 문의/ 숙비, 010-2436-8760 (chodamy/daum.net)/ 단빈, 010-7150-5441 (mhk97@naver.com)

회비/ 2~4만 (서숙의 월세 후원금입니다. 개인 사정에 따라 스스로 정해 입금해 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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