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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간다.jpg





서 문



봄날이 가는 것은 누구나 압니다. 그러나 오직 그 무상제행(無常諸行)의 이치에 나날이 시달리고 몸으로 버성기면서야 사람은 사람이고, 그 이치를 납득하고 아프게 수긍하면서야 그 존재는 낮게 익어갑니다. 나날이 줄어가는 그 봄날을 새로 만들어내는 것도 사람의 일이지만, 어렵사리 찾아오는 봄날을 쉬 꺼버리는 것도 사람의 짓입니다.

 

인생은 오직 인생이 짧다는 것이고, 인생이 짧다는 것은 오직 짧아진 다음에야 깨단할 수 있어, 과연 '봄날은 간다'는 것만큼 실한 화두는 없을 것입니다. 비용이 없는 진실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봄날이 가는 일을 빼고는 슬픔도 외로움도 지혜도 성숙도 체감할 수가 없지요.

 

이 책은 내 한 사람이 세속을 혹은 빠듯하게 혹은 느긋하게 지나면서 그 봄날이 가는 일을 비망록처럼 적어놓은 것입니다.

봄날을 빼앗기는 공제(控除) 속에서 존재가 익어가는 소리를 그때그때 적바림한 것이지요. 익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 그러나 익어도 죽는다는 것, 그것이 곧 인생이라는 짧은 봄날의 이치인데, 그러나 이 글을 읽는 그 누구든 슬기롭고 엽렵해서 차라리 그 짧은 봄날의 이치 속에서 깊은 존재의 의욕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작은 책으로 그 하아얀 의욕의 반려로 삼는다면 다행이겠습니다.

 

 

*

철학자. 한신대 교수. 단행본 25권의 저자.

'글항아리'에서 낸 책으로는 영화인문학(2009)과 세속의 어긋남과 어긋냄의 인문학(2011)이 있다.

지난 20여 년간 장미와 주판, 인문연대 금시정, 문우인등 인문학술 공동체 운동에 지속적으로 간여해왔다






  1. (19-2) 동무론 2판, 최측의 농간, 2018

  2. (27) 차마, 깨칠 뻔하였다, 늘봄, 2018

  3. (26) 집중과 영혼, 글항아리, 2017

  4. (25) 당신들의 기독교, 글항아리, 2012

  5. (24) 봄날은 간다, 글항아리, 2012

  6. (19-3) 동무론 3판 출간 예정 !

  7. (23) 비평의 숲과 동무공동체, 한겨례출판, 2011

  8. (22) 세속의 어긋남과 어긋냄의 인문학, 글항아리, 2011

  9. (21) 공부론, 샘터, 2010

  10. (20) 영화인문학, 글항아리, 2009

  11. (19) 동무론, 한겨례출판, 2008

  12. (18) 동무와 연인, 한겨례출판, 2008

  13. (17) 산책과 자본주의, 늘봄, 2007

  14. (16) 사랑 그 환상의 물매, 마음산책, 2004

  15. (15) 보행, 철학과 현실사, 2001

  16. (14) 자색이 붉은색을 빼앗다, 동녘, 2001

  17. (13) 지식인과 심층근대화 -접선의 존재론-, 철학과 현실사, 1999

  18. (12) 문화文化 문화文禍 문화紋和, 동녘, 1998

  19. (11) 진리․일리․무리-인식에서 성숙으로-, 철학과 현실사, 1998

  20. (10) 손가락으로, 손가락에서: 글쓰기(와) 철학, 민음사,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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