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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5 23:26

NDSL(2) 연극과 생활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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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과 생활극


2024.02.15_ 숙비랑

  1. 무대 위에 올려진 연극하는 인간은 연극하기를 멈추지 않음으로 극을 중단 없이 전개시킨다. 이는 조명이 비추지 않을 때에도, 관객이 무관심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약속된 시간이 끝날 때까지, 극의 진행만이 연극인의 인생이 된다. 이 사실은 무대 위 사물에게도 해당되는 사안이다. 무대가 시작되기 전에는 소품으로 불렸던 사물들이 극이 시작되는 순간 비로소 가구가 소파가 오래된 라디오가 되어 극의 진행과 몰입을 돕는 사물로 존재한다. 모두가 무대 위의 구성요소가 되어 현재진행의 무대에 충실히 동원된다.
  2. 한편, 생활현장이라는 무대는 중층극의 현장이다. ‘존재하는 이’ 만큼 시공간의 동선이 무수히 겹치는 다중의 극이 만들어진다. 상호 간섭하며 영향을 주고 받지만 단일극의 단편적 구성요소가 되어 하나의 서사에 동원되거나 편입 되지 않는 이유다. 또한 극인의 인생이 된 생활극의 진행은 무대의 아래가 없다는 점에서 연속적이다. 연속하여 시간성을 확보하고 다중극의 복합으로 시점의 이동에 따라 수 많은 장르의 서사를 만들어낸다. 극인과 극인 사이를 잇는 상관 관계로서 극인의 존재성을 드러내는 것은 ,부수적 필연이다. 흐르는 시간에 따라, 넘실대는 극인간의 조합에 따라, 생활극의 인물/사물은 무언가로 떠밀리거나 무언가를 향하여 되어간다. 극인이 의도하지 않은 또 다른 서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자기개입의 산물 혹은 무지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3. 삶은 극인의 행위가 타자의 행위와 구성적으로 얽혀 사후성을 띠며 완성되어 나아가는 한편의 생활극이다. 그리고 다중극의 복합성과 시간성 아래 부여된 끊임없는 재편의 가능은 극인의 인격, 극인의 인생, 극인의 세상이 결코 고정되어 있을 수 없음을 말한다. 고정된 자아상에 금이가고 표상되는 세상이 낡아 균열을 일으킬 때, ‘이 극 속의 너는 무엇이었는가’라는 물음은 유효하다. 이후 제 극이 만들어낸 세상의 구조를 부수고 재편된 극으로의 이행을 감내하는 ‘연극적 실천’의 주체가 될 것인가, 자기중심성을 넘어서지 못하고 단일한 서사속 고정된 인물이 될 것인가는 어디까지나 생활극인 자신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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