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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검(尋劍), 차방에 앉아 계신 선생님

 

*

무릇 귀한 것은 얻기 어렵고,

그것을 얻고자 한다면 우선 다른 것을 끊지 않을 수 없으니,

수행자의 경의(敬意)란 곧 심검(尋劍)을 행하는 삶의 자세다.

(차마 깨칠 뻔하였다, p81)

 

*

能改能移不退轉(능개능이불퇴전)

능히 고치고 능히 옮겨서 물러서지 않는다. 돌아가지 않는다.

 

*

생각은 공부가 아니라고 한 것처럼, 자기차이화의 변덕스러운 연쇄에 불과한 생각들이 을 채우고 있다면, 그 안에는 아무런 희망도 없으며, 또 바로 그 이유 탓에 밖에서도 희망의 불씨를 지펴낼 수가 없는 것이다. 생각에 의해 사회적 결속을 이룬 안-(-)에서 얻은 칼은 등만 있고 날이 없어 그 달콤하고 치명적인 이자관계를 벨 수가 없다. 칼은 내 것이 아니고그러므로 네 것도 아니다. (차마 깨칠 뻔하였다, p81-82)

 

 

저는 선생님의 말씀을 생활 속에서 벼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품으며 지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질문을 품는 것과 그것을 위한 실천은 다르다는 것을 여실히 느낍니다. 왜냐하면 선생님의 가르침은 제 생활 속에서 지며리 자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장숙에서 공부하는 중에 제 깜냥만큼의 작은 소득을 얻고 있습니다만 근래에는 생각은 공부가 아니다.’라는 말씀이 더욱 무겁게 다가옵니다.

 

차방에 앉아 계신 선생님을 뵙습니다.

 

무릇 귀한 것은 얻기 어렵고, 그것을 얻고자 한다면 우선 다른 것을 끊지 않을 수 없으니, 수행자의 경의(敬意)란 곧 심검(尋劍)을 행하는 삶의 자세다.”라는 말씀을 되새깁니다. 돌아갈 수 없는 운명 앞에서 물러서지 않기 위해 能改能移不退轉(능개능이불퇴전)의 문장을 붙잡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생각들을 비우기 위해 오늘도 규보(蹞步)합니다. 공부길이 아득하지만 계속 걷겠습니다

  • ?
    肖澹 2023.04.28 09:53
    ’생각은 공부가 아니‘라는 사실이 자명해 질 때, 그 생각의 환유를 끊고 나오는 실력이 있다면, 그 실력을 일러, ‘타자를 만나는 경계로의 부단한 이동’이라고 말해 볼 수 있을까요.
    만일 그렇다면, 생각으로 일별되는 자기 에고를 낮추며 그 경계에 서기 위한 탁절한 방식으로, 타자를 듣고 말하여 생성되는 세상을 알게하는 ‘대화’를 꼽고, 키워지는 도량 담을, 보다 큰 ‘개념’과의 만남을 꼽고, 차분해진 자기속에 홀로 앉아, 茶 한 잔 들어 올릴 수 있는 허적(虚寂)의 틈이 있는 ‘생활’을 꼽아 볼 수도 있을까요.   

    환기되는 정신 속에 그 '반 걸음' 전위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 ?
    수잔 2023.05.09 07:40
    '타자를 만나는 경계로의 부단한 이동', '타자를 듣고 말하여 생성되는 세상을 알게하는 대화', '개념과의 만남', '허적의 틈이 있는 생활'
    초담의 댓글에 오래도록 답할 수 없었습니다. 서늘하게, 그리고 명료하게 전해준 글에 차마 제 생각으로는 답을 할 수 없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의 글을 낭독하는 중에 한 문장을 만났습니다. 이 문장으로 '환기되는 정신 속에 그 '반 걸음' 전위하길 원하는 초담의 마음'을 소중하게 간직하겠습니다.

    "사람들은 한시도 죽으려 하지 않으면서 살려고 하고, 복종하지 않으려 하면서 자유를 구하며, 틀을 제대로 입어보지도 않으면서 제 꼴에 대해서 지절거린다. 부활은 살아 있는 중에 이루어져야 하며, 자유도 삶이라는 굴레 속에서 열려야 한다. 공부의 길이 곧 자유의 길이라면, 현명한 복종과 자아의 죽음 이외에 다른 길은 없다." (k선생님, <차마, 깨칠 뻔하였다>, p127)

    아득하고 멀게만 보이는 공부길에서 제 정신이 환기되고 타자를 만나는 경계로의 부단한 이동이, 타자를 듣고 말하여 생성되는 세상을 알게 하는 대화가, 개념과의 만남을, 허적의 틈이 있는 생활양식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계속해서 애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초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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