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19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A burst of laughter drowned his words. She could not catch the end of the sentence. What had he said -what had he wished to be? She had lost his words.

  There must be another life, she thought, sinking back into her chair, exasperated. Not in dream; but here and now, in this room, with living people. She felt as if she were standing on the edge of a precipice her hair blown back; she was about to grasp something that just evaded her. There must be another life, here and now, she repeated. This is too short, too broken. We know nothing, even about ourselves. We're only just beginning, she thought, to understand, here and there. (Virginia Woolf)


  갑작스럽게 터져 나온 웃음소리가 그의 말을 삼켜버렸다. 그녀는 그 문장의 마지막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가 뭐라고 했지? 그는 뭐가 되고 싶었던 거지? 그녀는 그의 얘기를 놓쳐버렸다.

  분명히 다른 삶이 있을 거야. 그녀는 화가 나서 의자에 깊숙이 가라앉듯 앉으며 생각했다. 꿈속에서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 살아 있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이 방 안에. 그녀는 마치 머리카락을 뒤로 휘날리며 벼랑 끝에 서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녀가 막 놓쳐버린 무엇인가를 움켜잡으려는 찰나였다. 분명히 다른 삶이 있을 거야, 지금 여기에. 그녀는 되풀이했다. 이 삶은 너무 짧고 너무 부서져 버렸어. 우리는 아무것도 알지 못해, 심지어 우리 자신에 대해서도. 그녀는 생각했다. 우리는 단지 이제 막 이해하기 시작한 거야, 여기저기에서. (번역 김영주)


*

위 인용문은 버지니아 울프의 장편소설 세월이 끝나가는 즈음에 나오는 문장들입니다. 이제 나이가 들어버린 한 여인이, 사람들의 웃음소리에 묻혀버려서 듣지(catch) 못한, 다른 사람의 한 마디 말을 두고, 무엇인가를 놓쳐서 벼랑 끝(on the edge of a precipice)에 서 있는 것 같아진 느낌을 표현하고 있는 문장들입니다. 그녀는 그것을 놓쳐서, “here and now"(장소와 시간의 不二)에 있을 수 없게 되었으며, 겨우 “here and there"(彼我)를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

1910년을 전후에서 45년 동안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수행된 연구의 결과로, 원자의 정체가 인류사상 처음으로 밝혀졌다. ..... 하나의 원자를 향해 다른 원자들을 쏘아 충돌시켰을 때 총알 원자들이 어떻게 튕겨 나가는가를 조사하여, 표적 원자의 내부 구조를 미루어 알아내는 것이었다. 코스모스433


*

총알 원자들이 어떻게 튕겨나가는가를 조사하여 보이지 않았던 원자의 내부 구조를 볼 수 있었던 위 연구처럼, 나는 내게 날아온 사람들의 말소리를 들으며, 매번 저 자신의 내부구조가 모습을 드러내고, 그것이 누구의 말인가, 어떤 말인가에 따라서 다른 구조로 바뀐 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어떤 존재가 탄생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탄생이 있어, 응할 수 있는 순간(시간)을 맞이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말이 들리지 않는 순간이야말로, “벼랑 끝(on the edge of a precipice)”이라는 사실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코스모스 10장의 마지막 문장은 “Poised at the edge of forever, we would jump off...”이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2 Childhood Abuse Led Woman To Long Life Of Promiscuity 1 찔레신 2019.12.12 99749
291 Girlfriend Learns The Secret Behind Man's Cheap Rent 2 찔레신 2019.11.29 38450
290 The truth about my refrigerator, Kimchi/ Carla Lalli Music 2 file 찔레신 2020.05.07 35872
289 Man's Explosive Anger Causes Concern For Easygoing Fiancee 1 file 찔레신 2020.01.16 21448
288 How the Coronavirus Can and Cannot Spread/ <New York Times> 1 찔레신 2020.03.06 11732
287 건축가 박진택 1 file 진진 2018.11.11 2101
286 虛室'' essay_5. 성, 사랑, 인간을 공부하며 느꼈던 소회(송년회 별강) 허실 2020.01.15 1276
285 절판된 책 제본신청 (그리고) 30 file 희명자 2021.01.31 1015
284 (속속) 연극성(Theatricality)과 진정성(Authenticity) 榛榗 2020.02.26 789
283 전통, 그 비워진 중심_'세 그루 집'(김재경) 평문 file 榛榗 2020.03.11 563
282 7살 서율이 3 file 형선 2018.10.13 550
281 虛室'' essay_3. 글쓰기와 자기이해 2 허실 2019.12.03 544
280 踏筆不二(17) 존재(Sein)와 당위(Sollen) 1 지린 2020.09.03 505
279 119회 별강<장숙에서의 공부가 내 삶에서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가> 簞彬 2022.01.05 481
278 <84회 별강> 2년 6개월 공부의 성과와 위기 1 懷玉 2020.09.03 479
277 學於先學 3_ 茶山 丁若鏞,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읽고 肖澹 2021.02.17 474
276 花燭(화촉) file 형선 2019.06.20 463
275 踏筆不二(23)-깨진 기왓장과 넝마 지린 2020.11.03 417
274 통신표(2022) (1-5/계속), Tempta Iterum ! 찔레신 2022.01.06 409
273 낭독적 형식의 삶 9 file 는길 2023.01.31 40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5 Nex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