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129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KakaoTalk_20191115_174215276.jpg


*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를 읽다가, “범천(梵天), 사천왕, 염라대왕, 제석천, 5도(道)의 명관(五道冥官), 저승사자, 사록(司祿)등의 허락을 받아”(262) 품은 원한을 되값기 위해 돌아 온 원령(怨靈)이, 법력이 남달라 자신을 제압할 수 있는 고승(高僧) 앞에 먼저 모습을 나타내어, 하늘의 허락을 받고 되돌아 온 것이니 자신의 한풀이를 막지 말라, 말하자, 그 고승이, 거의 제압하기 어려운 힘으로 되돌아 온 원령(怨靈)에게 이야기를 하는 품이, 꾀 많은 고승다워서, 읽기를 중단하고 옮겨본다.


………“지금 말씀을 들어보니 충분히 노여워하실 만하지만, 예로부터 어지신 분이 소인배로 인해 화를 입는 일은 원체 많아서 귀공 한 사람만의 운명은 아니옵고, 대체로 이 세상은 무도한 것이라 그렇게 원한을 지니는 일은 딱하게 보이는바, 아무쪼록 그런 생각일랑 접어두시기를 ……… 그러나 그렇긴 할망정, 귀하와 본인은 원체 깊은 인연이 있었기로, 모처럼 그렇게 간절하게 부탁해 오신다면, 비록 두 눈을 뽑힌들 그대 말씀을 좇아, 아무리 어명이 내린다 한들 그래도 받지는 않겠나이다. 다만 천하의 모든 것이 왕토(王土)이고, 본 우승(愚僧)도 왕민(王民)의 한 사람인 이상 만일 어명이 몇 차례에 이른다면, 두 차례까지는 안 듣더라도 세번째는 안 들을 수가 없겠나이다” 하고 대답하자………

『시게모토 소장의 어머니』262~263


* 나는 말하고 이야기를 하는 존재인 사람과 말하고 싶고 이야기하고 싶어서 다시 돌아 온 존재인 귀신이 한데 뒤섞인 이야기 網 의 세계와 귀신 못 오는 “개념”과의 차이를 아직 알지 못하는 것이다. 











  • ?
    희명자 2019.11.20 10:09

    "이야기적 지식을 통해 우리는 이야기의 전통이 어떻게 해서 집단이 자신과 그 주변에 대해 갖는 관계들이 연출되는 삼중적 능력, 즉 말할 줄 앎, 들을 줄 앎, 행할 줄 앎을 규정하는 기준의 전통이 되는지 알게 된다. 이야기와 더불어 전달되는 것은 다름아닌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화용론적 규칙 집단(groupe de règles pragmatiques)이다."  (<포스트모던적 조건>, 장-프랑수아 리오타르, 57쪽)   

  • ?
    토우젠 2019.11.21 01:57
    ‘개념’이나 ‘문법’은 귀신도 접근 못하게 하는 부적이니 부지런히 갈고 닦을지어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2 虛室'' essay_4. 정신 차렷! 몸 차렷! 허실 2019.12.28 194
51 Childhood Abuse Led Woman To Long Life Of Promiscuity 1 찔레신 2019.12.12 99653
50 공자님, 2 희명자 2019.12.04 206
49 虛室'' essay_3. 글쓰기와 자기이해 2 허실 2019.12.03 544
48 Girlfriend Learns The Secret Behind Man's Cheap Rent 2 찔레신 2019.11.29 38346
47 踏筆不二(4) 1 file 遲麟 2019.11.21 203
46 (위험한 여자들) #1. 페미니즘의 도전(정희진, 2013) 2 榛榗 2019.11.19 174
» 踏筆不二(3) 원령(怨靈)과 이야기하는 사람 2 file 遲麟 2019.11.15 129
44 虛室'' essay_2. 그 사이에서 2 허실 2019.11.09 136
43 (身詞) #1. 글쓰기의 어려움 4 榛榗 2019.11.05 327
42 踏筆不二(2) file 遲麟 2019.11.05 95
41 虛室'' essay_1. 겸허함이 찾아드는 순간 3 허실 2019.10.31 158
40 도로시(道路示) 8 file 敬以(경이) 2019.10.29 188
39 踏筆不二(1) 3 file 遲麟 2019.10.24 165
38 踏筆不二(0) 2 遲麟 2019.10.22 129
37 낭독일리아스_돌론의 정탐편 1 허실 2019.10.17 122
36 踏筆不二(연재예고) file 遲麟 2019.10.13 137
35 「성욕에 관한 세편의 에세이」에 대한 단상 9 허실 2019.10.07 270
34 Do not be surprised if they try to minimize what happened/ Abigail Van Buren on Oct 2, 2019 1 찔레신 2019.10.03 141
33 진실은 그 모양에 있다 file 遲麟 2019.10.02 120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 15 Nex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