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8.10.01 09:23

웃은 죄

조회 수 22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로렌츠는 인간의 웃음도 간접적인 공격성의 한 형태로 보고 있습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어떤 사람을 보고 웃는다면 그것은 위험하지 않게 희생양을 지명하는 하나의 형식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곧이어 그 무리의 구성원들 사이의 강한 연대감인 감정이입의 사슬이 나타납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는 잘 모르는 비교행동학적 기원의 메커니즘입니다. "헤로데는 자기 경비병들과 함께 예수를 조롱하며 모욕을 준 다음 화려한 옷을 입혀 빌라도에게 돌려보냈다. 헤로데와 빌라도가 전에는 서로 반목하고 지냈지만 바로 그날 다정한 사이가 되었다." (<누가복음>23:12)라는 구절은 좋은 예입니다. 상징적인 희생양이든 실제의 희생양이든 간에 공동의 희생양은 공범들 사이를 가까워지게 해줍니다. 


르네 지라르 지음 김진식 옮김, <문화의 기원> 155


*

이 구절을 읽은 다음 나는 읽기를 멈추고 나의 웃은 죄를 가만가만 따져보았다. 가만가만 따져보는 것으로 나의 죄 있던 어떤 웃음들은 빈약한 변명의 차양들을 벗어버리고 분명하게 죄의 그늘을 드리우게 되었다. 나는 다시 한 번 독신(獨身)의 윤리를 사유할 수 있게 되었고, 걸어, 그늘을 벗어나게 되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3 밖은 없다 1 file 지린 2023.05.22 190
232 물의 씨 1 file 遲麟 2018.11.28 176
231 무지와 미지 1 토우젠 2020.05.29 147
230 매실청 개시 기념, file 희명자 2020.10.14 127
229 말로 얻은 길. '몸이 좋은 사람' 올리브 2020.10.16 148
228 만세! 만세! 만만세!! 실가온 2022.02.26 186
227 마테오 리치(Matteo Ricci) file 희명자 2020.06.13 140
226 딴 생각 file 형선 2019.01.29 195
225 들을 수 없음 1 file 형선 2019.04.25 203
224 동시 한 편 소개합니다 1 遲麟 2019.09.30 127
223 도로시(道路示) 8 file 敬以(경이) 2019.10.29 188
222 당신이 말이 되어 건네오면 2 file 효신 2021.06.15 223
221 다시 기억하며 file 형선 2019.04.10 151
220 녹색당 생각 토우젠 2020.05.06 121
219 네가 연 창문으로 1 실가온 2022.04.04 166
218 낭독적 형식의 삶 *2기 신청마감 file 는길 2023.05.24 222
217 낭독적 형식의 삶 9 file 는길 2023.01.31 404
216 낭독일리아스_돌론의 정탐편 1 허실 2019.10.17 122
215 남성성과의 화해 懷玉 2020.09.11 133
214 남성과 여성의 차이에 관한 불편함 1 燕泥子 2019.07.31 201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15 Nex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