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121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달과 함께 집으로 간다. 하늘은 어데로 가고, 달은 물들지 않고 나와 만났다. 무한한 오랜 절망이 떠 있다가 차마 흘리지 못한 눈물로 무겁게 내려앉는 밤에 달과 함께 나는 만났다. 살고 지고, 어느덧 상처는 하얗게 빛난다. 그대의 뼈가 빛으로 부서지면서 나의 텅 빈 가슴에 뼈를 옮기어 살을 붙인다. 우리는 서로의 흰 빛을 나누리라. 빛은 어둠을 따라 나는 그대가 만든 그림자 안에 그대와 나는 조금도 어긋날 수 없음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 모든 사소한 장면들이 손바닥만한 잎사귀 안에 웅크리고 낙엽처럼 떨어져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는 것을, 바스락 거리는 껍질 사이로 발자국만큼 지워지는 시간, 달의 집을 향해 기우는 그림자와 그림자, 고요하고 둥글어진 이상한 세계에서 낮은 지붕들 위로 오르는 낯선 사람들은 언제나 달과 함께 집으로 돌아간다. 

나의 몸이 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여, 몸이 말을 미워하게 만들었습니다. 저의 생활을 구제하기 위한 공부길에 맑아진 정신으로 개입하지 못하면 몸은 점점 말과 멀어지게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말은 몸의 용납을 기다리지 못하고 또 어설프게 지껄여집니다. 언제쯤 몸과 화해하게 될 저의 말을 가질 수 있을지 그 찰나(刹那)와 영원성(永遠性)사이의 매개들이 환해져오는 슬픔이 있습니다. 

  • ?
    효신 2020.11.01 14:09
    차방담소에 신입숙인 ㅈㅇㄱ님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처음의 자리가 어색하셨을텐데 풍성한 이야기 나누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짧은 이별의 인사를 악수로 대신하고 잠시 떠나는 실가온의 뒷모습을 보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저에게도 그들에게도 달빛이 비추인다는 꿈, 어둠 속이었지만 기다림이 있었습니다. 닿을 수 없다해도 끊임없이 개입하여 차오르기로 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2 遲麟과 는길, 豈忘始遇高岐境 3 file 찔레신 2021.12.31 327
191 踏筆不二(26) 林末茶烟起 지린 2020.12.10 113
190 踏筆不二(25) 謫下人間 지린 2020.11.27 107
189 踏筆不二(24) 다시, 달 지린 2020.11.09 100
188 踏筆不二(23)-깨진 기왓장과 넝마 지린 2020.11.03 416
187 踏筆不二(22) 빛 1 지린 2020.10.27 150
186 踏筆不二(연재예고) file 遲麟 2019.10.13 137
185 踏筆不二(9) 돌 file 遲麟 2020.03.03 110
184 踏筆不二(8) 蓮姬 2 file 遲麟 2020.02.19 190
183 踏筆不二(7) 메타포에 능한 자 1 file 遲麟 2020.02.07 202
182 踏筆不二(6) 좋은 생활 file 遲麟 2020.01.10 197
181 踏筆不二(5) 復習 file 遲麟 2020.01.06 197
180 踏筆不二(4) 1 file 遲麟 2019.11.21 203
179 踏筆不二(3) 원령(怨靈)과 이야기하는 사람 2 file 遲麟 2019.11.15 129
178 踏筆不二(21) 自將巾袂映溪行 지린 2020.10.12 107
177 踏筆不二(20) 詠菊 지린 2020.09.28 109
176 踏筆不二(2) file 遲麟 2019.11.05 95
175 踏筆不二(19) 天生江水流西去 지린 2020.09.17 125
174 踏筆不二(18) 一句 지린 2020.09.11 113
173 踏筆不二(17) 존재(Sein)와 당위(Sollen) 1 지린 2020.09.03 505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15 Nex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