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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완과 토우젠 희명자와 나(지린), 이렇게 넷이서 쪽속에서 만나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의 영화 [작가미상](2020)을 보았다.  


* 선생님으로부터 몇 해 동안 일본을 배우면서 곁들여서 독일을 배우게 되었는데, 이 영화를 통해서 [독일, 또는 독일의 어떤 정신]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영화에는 이런 대사가 있었다. "뭘 하든 간에 최고가 되어야 해. 유일한 최고.", "할 수 있으니까 한다." 영화에서는, 격정이나 분노따위없이, 유대인도 없이, [독일정신]과 그것의 현상들이 한데 뒤엉켜 꿈틀거리고 있었다. 영화에서, 여성은 없거나 무력하고, 볼키일 KGB간부마저 이 무시무시한 정신 곁에서는 너무나 인간적이고 인간적이었다. 

 

* 영화가 끝나갈 때쯤에 나는, 내가 무시무시한 나의 적이자 나의 일부인 어떤 정신을 끝내 넘어/지나가고 통과하지 못했다는 사실(그 일은 언어로 하는 것이었다), (아, 바라보기도 힘들어서 쳐다보지 못했던, 대면하지 않으려고 했던 그런 어떤 인간성!) 을 다시 한 번 더 절감했다. 그것은 "실력없음"이었다. 나는 수천년의 세월을 고개를 돌려 외면했으며 도피했다. (이 니체와 하이데거의 나라인 독일, 영화,가 나를 이와같이 생각하도록 했다!)


* 저녁식사를 하면서 우리 넷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 자리는 풍요로웠고, 아쉬웠다. 나는 다음 쪽속 자리부터는 선생님이 계시고 또 다른 숙인들이 더 참석해서 풍요로운 바깥 공부자리로 쪽속(破鱉千里, 절름발이 자라도 천리를 간다)이 천리를 가도록 이어지기를 바랐다.  


* (성인과 달인의 분기점에 있는 "방향타"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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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우젠 2020.03.23 01:36
    관념의 세계를 감각으로 형상화시켜 직접적으로 세계와 접촉할 수 있게 하는 데에 영화만큼 좋은 매체는 없는 것 같습니다. 문학도 시청각 매체에 많은 걸 넘겨주었고, 활자는 더이상 독자를 유혹하지 못한 지 오래 되었습니다. 몸(무의식)과 활자가 서로를 반기는 시절이 지났기에 활자를 붙들고 있는 사람들의 고집이 더 귀하기도 하지만 영화는 문학과 판타지를 모두 장악하고 말았습니다. 영화가 좋을 때는 더욱,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시절들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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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遲麟 2020.03.23 11:01
    그래서인지 나는 가끔 내가 아주 "옛날 사람" 같이 느껴질 때까 있습니다. 그 온전히 남아 있는 작은 세계로 귀향가버린 것 같습니다. 마침내 그리운 게 없어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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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우젠 2020.03.23 11:10
    몸은 잃어버렸지만 기억은 남아서 혼잣말을 하게 만들지요. 이렇게 볕이 좋은 날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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