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158 추천 수 0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4yksb3IFnSL.jpg


* 해완과 토우젠 희명자와 나(지린), 이렇게 넷이서 쪽속에서 만나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의 영화 [작가미상](2020)을 보았다.  


* 선생님으로부터 몇 해 동안 일본을 배우면서 곁들여서 독일을 배우게 되었는데, 이 영화를 통해서 [독일, 또는 독일의 어떤 정신]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영화에는 이런 대사가 있었다. "뭘 하든 간에 최고가 되어야 해. 유일한 최고.", "할 수 있으니까 한다." 영화에서는, 격정이나 분노따위없이, 유대인도 없이, [독일정신]과 그것의 현상들이 한데 뒤엉켜 꿈틀거리고 있었다. 영화에서, 여성은 없거나 무력하고, 볼키일 KGB간부마저 이 무시무시한 정신 곁에서는 너무나 인간적이고 인간적이었다. 

 

* 영화가 끝나갈 때쯤에 나는, 내가 무시무시한 나의 적이자 나의 일부인 어떤 정신을 끝내 넘어/지나가고 통과하지 못했다는 사실(그 일은 언어로 하는 것이었다), (아, 바라보기도 힘들어서 쳐다보지 못했던, 대면하지 않으려고 했던 그런 어떤 인간성!) 을 다시 한 번 더 절감했다. 그것은 "실력없음"이었다. 나는 수천년의 세월을 고개를 돌려 외면했으며 도피했다. (이 니체와 하이데거의 나라인 독일, 영화,가 나를 이와같이 생각하도록 했다!)


* 저녁식사를 하면서 우리 넷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 자리는 풍요로웠고, 아쉬웠다. 나는 다음 쪽속 자리부터는 선생님이 계시고 또 다른 숙인들이 더 참석해서 풍요로운 바깥 공부자리로 쪽속(破鱉千里, 절름발이 자라도 천리를 간다)이 천리를 가도록 이어지기를 바랐다.  


* (성인과 달인의 분기점에 있는 "방향타"는 무엇인가?)





  • ?
    토우젠 2020.03.23 01:36
    관념의 세계를 감각으로 형상화시켜 직접적으로 세계와 접촉할 수 있게 하는 데에 영화만큼 좋은 매체는 없는 것 같습니다. 문학도 시청각 매체에 많은 걸 넘겨주었고, 활자는 더이상 독자를 유혹하지 못한 지 오래 되었습니다. 몸(무의식)과 활자가 서로를 반기는 시절이 지났기에 활자를 붙들고 있는 사람들의 고집이 더 귀하기도 하지만 영화는 문학과 판타지를 모두 장악하고 말았습니다. 영화가 좋을 때는 더욱,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시절들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 ?
    遲麟 2020.03.23 11:01
    그래서인지 나는 가끔 내가 아주 "옛날 사람" 같이 느껴질 때까 있습니다. 그 온전히 남아 있는 작은 세계로 귀향가버린 것 같습니다. 마침내 그리운 게 없어졌지요.
  • ?
    토우젠 2020.03.23 11:10
    몸은 잃어버렸지만 기억은 남아서 혼잣말을 하게 만들지요. 이렇게 볕이 좋은 날은 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3 [一簣爲山(17)-서간문해설]答李善述 file 燕泥子 2022.08.21 167
172 138회 별강 <연극적 삶의 진실> 1 내이 2022.09.30 169
171 장독후기(25회) 2023/05/07 1 簞彬 2023.05.18 169
170 살며, 배우며, 쓰다(정신의 형식) 더스트 2019.02.02 170
169 With file 희명자 2020.11.20 170
168 길속글속 147회 '말하기 심포지움' 별강문 --- 말하기와 관련한 작은 노력들 수잔 2023.02.17 170
167 121회 별강<부사적 존재와 여성> 내이 2022.02.08 171
166 ㄱㅈㅇ, 편지글 1 찔레신 2023.04.28 172
165 essay 澹 1. 그 사이에서 肖澹 2022.01.20 173
164 132회 별강 <낭독의 공부> 簞彬 2022.07.07 173
163 (위험한 여자들) #1. 페미니즘의 도전(정희진, 2013) 2 榛榗 2019.11.19 174
162 五問(8) - 날마다 근육통 file 隱昭(은소) 2021.03.28 174
161 茶房淡素 (차방담소)-8-In vino veritas file 효신 2021.05.02 175
160 물의 씨 1 file 遲麟 2018.11.28 176
159 訓民正音, 혹은 세종의 고독 (1-5) file 찔레신 2024.04.16 177
158 곱게 보기/ 수잔의 경우 file 찔레신 2023.02.05 178
157 茶房淡素 (차방담소)-6 효신 2020.12.13 179
156 <90회 속속 별강> 말(言)을 배운다 侑奏 2020.11.27 180
155 125회 별강 <소송하는 여자> 燕泥子 2022.04.01 180
154 방학 file 형선 2019.03.27 181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11 ... 15 Nex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