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19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A burst of laughter drowned his words. She could not catch the end of the sentence. What had he said -what had he wished to be? She had lost his words.

  There must be another life, she thought, sinking back into her chair, exasperated. Not in dream; but here and now, in this room, with living people. She felt as if she were standing on the edge of a precipice her hair blown back; she was about to grasp something that just evaded her. There must be another life, here and now, she repeated. This is too short, too broken. We know nothing, even about ourselves. We're only just beginning, she thought, to understand, here and there. (Virginia Woolf)


  갑작스럽게 터져 나온 웃음소리가 그의 말을 삼켜버렸다. 그녀는 그 문장의 마지막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가 뭐라고 했지? 그는 뭐가 되고 싶었던 거지? 그녀는 그의 얘기를 놓쳐버렸다.

  분명히 다른 삶이 있을 거야. 그녀는 화가 나서 의자에 깊숙이 가라앉듯 앉으며 생각했다. 꿈속에서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 살아 있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이 방 안에. 그녀는 마치 머리카락을 뒤로 휘날리며 벼랑 끝에 서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녀가 막 놓쳐버린 무엇인가를 움켜잡으려는 찰나였다. 분명히 다른 삶이 있을 거야, 지금 여기에. 그녀는 되풀이했다. 이 삶은 너무 짧고 너무 부서져 버렸어. 우리는 아무것도 알지 못해, 심지어 우리 자신에 대해서도. 그녀는 생각했다. 우리는 단지 이제 막 이해하기 시작한 거야, 여기저기에서. (번역 김영주)


*

위 인용문은 버지니아 울프의 장편소설 세월이 끝나가는 즈음에 나오는 문장들입니다. 이제 나이가 들어버린 한 여인이, 사람들의 웃음소리에 묻혀버려서 듣지(catch) 못한, 다른 사람의 한 마디 말을 두고, 무엇인가를 놓쳐서 벼랑 끝(on the edge of a precipice)에 서 있는 것 같아진 느낌을 표현하고 있는 문장들입니다. 그녀는 그것을 놓쳐서, “here and now"(장소와 시간의 不二)에 있을 수 없게 되었으며, 겨우 “here and there"(彼我)를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

1910년을 전후에서 45년 동안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수행된 연구의 결과로, 원자의 정체가 인류사상 처음으로 밝혀졌다. ..... 하나의 원자를 향해 다른 원자들을 쏘아 충돌시켰을 때 총알 원자들이 어떻게 튕겨 나가는가를 조사하여, 표적 원자의 내부 구조를 미루어 알아내는 것이었다. 코스모스433


*

총알 원자들이 어떻게 튕겨나가는가를 조사하여 보이지 않았던 원자의 내부 구조를 볼 수 있었던 위 연구처럼, 나는 내게 날아온 사람들의 말소리를 들으며, 매번 저 자신의 내부구조가 모습을 드러내고, 그것이 누구의 말인가, 어떤 말인가에 따라서 다른 구조로 바뀐 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어떤 존재가 탄생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탄생이 있어, 응할 수 있는 순간(시간)을 맞이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말이 들리지 않는 순간이야말로, “벼랑 끝(on the edge of a precipice)”이라는 사실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코스모스 10장의 마지막 문장은 “Poised at the edge of forever, we would jump off...”이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2 五問(8) - 날마다 근육통 file 隱昭(은소) 2021.03.28 174
131 (위험한 여자들) #1. 페미니즘의 도전(정희진, 2013) 2 榛榗 2019.11.19 174
130 132회 별강 <낭독의 공부> 簞彬 2022.07.07 173
129 essay 澹 1. 그 사이에서 肖澹 2022.01.20 173
128 ㄱㅈㅇ, 편지글 1 찔레신 2023.04.28 172
127 121회 별강<부사적 존재와 여성> 내이 2022.02.08 171
126 길속글속 147회 '말하기 심포지움' 별강문 --- 말하기와 관련한 작은 노력들 수잔 2023.02.17 170
125 With file 희명자 2020.11.20 170
124 살며, 배우며, 쓰다(정신의 형식) 더스트 2019.02.02 170
123 장독후기(25회) 2023/05/07 1 簞彬 2023.05.18 169
122 138회 별강 <연극적 삶의 진실> 1 내이 2022.09.30 169
121 訓民正音, 혹은 세종의 고독 (1-5) file 찔레신 2024.04.16 168
120 [一簣爲山(17)-서간문해설]答李善述 file 燕泥子 2022.08.21 167
119 네가 연 창문으로 1 실가온 2022.04.04 166
118 134회 별강 <거울방을 깨고 나아가자> 수잔 2022.08.05 165
117 essay 澹 4. 自得(1)_물화物化와 인정 1 肖澹 2022.04.14 165
116 [一簣爲山(07)-서간문해설]與林葛川書 1 file 燕泥子 2021.07.29 165
115 踏筆不二(1) 3 file 遲麟 2019.10.24 165
114 145회 속속 별강문 게시 1 유재 2023.01.06 163
113 별것 아닌(없는) 아침일기 (142회 속속 자득문) 수잔 2022.11.24 163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15 Nex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