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9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성인의 시간.jpg


*

지난 13일, 시독(時讀)의 3교시 “書簡文과 우리 漢詩”에서는 아래와 같은 北窓의 시를 배웠습니다.


生讀破萬券書

日飮盡千種酒

高談伏羲以上事

俗說從來不卦口

顔回三十稱亞聖

先生之壽何其久

태어나서책만권독파했네

하루에천잔술을다마시기도했네

복희씨의고담(高談)그이상을세웠고

속설은종래점치거나말하지않았다네

안회는삼십에성인버금간다불렸는데,

나(先生)의수(壽)는어찌이리도긴가


*이 시의 마지막 구절(先生之壽何其久)이 이상했습니다. 안회의 생이 너무 짧았던 것에 대한 한탄인가, 하는 궁리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시독시간에 선생님께서 이 구절의 ‘先生’은 북창 자신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알려주셨습니다.


* 그래서 나는 마지막 구절을 조금 짐작할 수 있게 되었는데, 북창은, 책을 만권 읽고, 날이 새면 술 천 잔을 다 마셔도 끄떡없는 몸이 되었고, 복희씨보다 더 높은 고담을 세웠고, 세속의 속된 일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점쳐보거나 말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스스로가 아직도 “先生의 時間”에 있는 것을 안타까워하고 있는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안회가 삼십에 막 들어서고 있었던, 혹은 훌쩍 넘어갔던 “聖人의 時間”은, 북창 자신이 지금 있는 곳, 즉 “先生의 時間”이 아니라는 사실을 통탄하고 있구나 하는 새로운 시흥이 생기는 것이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3 다시 기억하며 file 형선 2019.04.10 151
72 당신이 말이 되어 건네오면 2 file 효신 2021.06.15 223
71 도로시(道路示) 8 file 敬以(경이) 2019.10.29 188
70 동시 한 편 소개합니다 1 遲麟 2019.09.30 127
69 들을 수 없음 1 file 형선 2019.04.25 203
68 딴 생각 file 형선 2019.01.29 195
67 마테오 리치(Matteo Ricci) file 희명자 2020.06.13 140
66 만세! 만세! 만만세!! 실가온 2022.02.26 186
65 말로 얻은 길. '몸이 좋은 사람' 올리브 2020.10.16 148
64 매실청 개시 기념, file 희명자 2020.10.14 127
63 무지와 미지 1 토우젠 2020.05.29 147
62 물의 씨 1 file 遲麟 2018.11.28 176
61 밖은 없다 1 file 지린 2023.05.22 189
60 방학 file 형선 2019.03.27 181
59 변명과 핑계없는 삶 오수연 2018.09.14 218
58 별강 아름다움에 관하여 零度 2022.12.09 148
57 별강 실상사의 봄 零度 2022.05.13 187
56 별것 아닌(없는) 아침일기 (142회 속속 자득문) 수잔 2022.11.24 163
55 부재(不在)하는 신 1 file 형선 2019.05.22 209
54 비 오는 월요일의 단상 2 해완 2020.04.20 188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 15 Nex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