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8.10.13 20:22

7살 서율이

조회 수 550 추천 수 0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그림1.jpg



엄마, 태희랑 하윤이 있잖아, 우리가 셋이 친한데, 내가 화장실을 다녀오는데 걔네 둘이 싸우고 있는 거야. 그래서 내가 왜 그래, 왜 그래? 했더니, 하윤이가 넌 빠져그러더라. 그래서 내가 이렇게(뒷걸음질) 쑤욱 빠졌어. 다른 거 하다가 둘이 잘 놀고 있길래, 다시 쑤욱- 들어갔어.”

 

조금 더 사회화된 열한 살 지현이는 그냥 쑥 들어가면 안 된다고, ‘넌 빠져라고 한 친구는 함부로 말했으니 서율이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한다.  

조금 더 에고화된 서른다섯의 나는, 그냥 그렇게 빠질 수 있고 들어갈 수 있는 아이의 단순함(유연함)이 좋더라.

  

_

어떻게 내게 그런 말(행동)을 할 수 있지?’ 질문 아닌 원망이고 혼란이었던 말을 흩뿌리며, ‘라는 증상을 앓곤 했다.

하지만 나는 어떤 계기로, 내게 일어나지 않을 일도 내가 듣지 않아도 될 말도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삶을 통제할 수 없다는 진실이 아프고 허무해서 체념했을까,


 『나는 이제 다르게 살고 싶다. 그럴 경우 모든 굳은 체념들이 살아날 것이다.』 (기형도)


그런데, 굳은 체념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제 증상조차 통제할 수 없는 여전한 몸을 가지고, 삶보다 커나가는 길을 감히, 내다보고 있었다.

  • ?
    토우젠 2018.10.17 00:33
    기지개 켜는 형선의 체념들이 깊은 숨을 제게도 토해내고 방금 지나갔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더불어 저의 체념도 꿈틀거릴 것을 믿습니다.
  • ?
    형선 2018.10.17 11:11

    토우젠의 댓글이 반가워요.

    덕분에, '당연'하지 않음을 기억하고 갑니다.

  • ?
    토우젠 2018.10.17 23:19
    에고가 저를 괴롭힐 때 서율의 뒷걸음과 앞걸음을 떠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3 밖은 없다 1 file 지린 2023.05.22 189
232 물의 씨 1 file 遲麟 2018.11.28 176
231 무지와 미지 1 토우젠 2020.05.29 147
230 매실청 개시 기념, file 희명자 2020.10.14 127
229 말로 얻은 길. '몸이 좋은 사람' 올리브 2020.10.16 148
228 만세! 만세! 만만세!! 실가온 2022.02.26 186
227 마테오 리치(Matteo Ricci) file 희명자 2020.06.13 140
226 딴 생각 file 형선 2019.01.29 195
225 들을 수 없음 1 file 형선 2019.04.25 203
224 동시 한 편 소개합니다 1 遲麟 2019.09.30 127
223 도로시(道路示) 8 file 敬以(경이) 2019.10.29 188
222 당신이 말이 되어 건네오면 2 file 효신 2021.06.15 223
221 다시 기억하며 file 형선 2019.04.10 151
220 녹색당 생각 토우젠 2020.05.06 121
219 네가 연 창문으로 1 실가온 2022.04.04 166
218 낭독적 형식의 삶 *2기 신청마감 file 는길 2023.05.24 222
217 낭독적 형식의 삶 9 file 는길 2023.01.31 404
216 낭독일리아스_돌론의 정탐편 1 허실 2019.10.17 122
215 남성성과의 화해 懷玉 2020.09.11 133
214 남성과 여성의 차이에 관한 불편함 1 燕泥子 2019.07.31 201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15 Nex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