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204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눈울 감고 심호흡을 하면                                                              

                                                                                                    約已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고 차 한 잔을 마신다

그리고 요가 매트를 깔고 절 체조를 한 후 자리에 앉는다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다.

 

5월에 이석증이 재발했을 때 차라리 팔·다리가 부러지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었다.  

조금 나아지는가 싶더니 무릎 골절로 깁스를 하게 되었다

의사가 다리를 심장 위로 올려놓는 것이 좋다고 해 누워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거실 천장만 멍하니 바라보거나, 창가에 앉아 자유로이 걸어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웠다.

깁스를 하고 두 주가 지나자 몸도 마음도 지쳤다

소화도 안 되고 어지럼 증세가 다시 나타날 조짐이 보였다

나 자신이 괜히 불쌍해졌다. 옆방에는 아이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 소리는 내지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

다행히도 아이는 자기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이대론 안 된다. 나를 변화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눈물을 닦고서는 소파에서 내려와 몸을 천천히 창가로 옮겼다

두툼한 방석 위에 불편한 다리를 올려놓고 눈을 감았다

호흡에 집중하면서 명상을 시작했다.

 

인간의 마음은 그 뇌의 활동에 의해 떠오른 것이다. 인간의 뇌는 그 몸의 활동에 의해서 내면화된 것이다

인간의 몸은 타자와의 조응적 활동에 의해 진화한 것이다. 그 모든 타자는 원초적 활동의 흔적들이다

하지만 묻지 않고 있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마음의 활동에 의해서 무엇이 생성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K, 차마 깨칠 뻔하였다마음의 너머1)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그렇게 되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깁스를 푼 지 한 달이 지났다

한동안 놓았던 붓도 들었고 덮어 두었던 책도 다시 펼쳤다

허둥대지 않고 고요함을 유지하면서 몸과 마음을 넘어 의식의 세계로…… 

  • ?
    실가온 2021.10.21 19:45
    몸과 마음, 있음과 없음, 0과 1, 나와 너
    우주가 없음에서 시작했으니 마음도 몸 이전에 이미 존재했던 걸까요? 마음, 마음, 마음, 마음이란 말, 낯설어 졌어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3 밖은 없다 1 file 지린 2023.05.22 189
232 물의 씨 1 file 遲麟 2018.11.28 176
231 무지와 미지 1 토우젠 2020.05.29 147
230 매실청 개시 기념, file 희명자 2020.10.14 127
229 말로 얻은 길. '몸이 좋은 사람' 올리브 2020.10.16 148
228 만세! 만세! 만만세!! 실가온 2022.02.26 186
227 마테오 리치(Matteo Ricci) file 희명자 2020.06.13 140
226 딴 생각 file 형선 2019.01.29 195
225 들을 수 없음 1 file 형선 2019.04.25 203
224 동시 한 편 소개합니다 1 遲麟 2019.09.30 127
223 도로시(道路示) 8 file 敬以(경이) 2019.10.29 188
222 당신이 말이 되어 건네오면 2 file 효신 2021.06.15 223
221 다시 기억하며 file 형선 2019.04.10 151
220 녹색당 생각 토우젠 2020.05.06 121
219 네가 연 창문으로 1 실가온 2022.04.04 166
218 낭독적 형식의 삶 *2기 신청마감 file 는길 2023.05.24 222
217 낭독적 형식의 삶 9 file 는길 2023.01.31 404
216 낭독일리아스_돌론의 정탐편 1 허실 2019.10.17 122
215 남성성과의 화해 懷玉 2020.09.11 133
214 남성과 여성의 차이에 관한 불편함 1 燕泥子 2019.07.31 201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15 Nex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