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도없이 아파트가 생겨난다. 불안도 냉소도 지쳐 마비된 눈빛을 가진 여자와 동물의 감각을 향해 인간임을 내던지며 초월과 전체를 꿈꾸는 남자를 다독이러 늦은밤 택시를 타고 서해바다로 가는 길, 이 좁은 땅위에 아직도, 여전히, 더욱더, 가열차게 허공을 향해 몸을 부풀리는 아파트들 곁에서 나는 왜 죽지 못하고 있는가, 죽지 않고, 이 생명 다하도록 살아야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아파트들이 방언을 쏟아낸다. 미얀마 말 같기도 러시아 말 같기도 하다. 대낮에 전쟁이 일어났다고 한다. 희생자를 추모하는 밤의 소식에 귀 있는 자 잠든 척 한다. 모두에게 태양은 공평하겠지. 자동차 핸들은 여우처럼 차선을 바꿔놓겠지. 달의 공전은 지구의 자전으로 묻히고 캄캄한 바다위에 코푼 휴지를 버리는 자도 있겠지. 그리고 체신을 갖춘 양 아파트들은 하늘을 향해 노래를 부르며 밤을 앗아가겠지. 서해바다로 가는 길, 내가 버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 아파트 만만세!
2022.02.26 07:51
만세! 만세! 만만세!!
조회 수 213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19 | '실력 있음"이 죄가 될 때 1 | 해완 | 2020.06.24 | 192 |
118 | essay 澹 4. 自得(1)_물화物化와 인정 1 | 肖澹 | 2022.04.14 | 191 |
117 | 踏筆不二(1) 3 | 遲麟 | 2019.10.24 | 190 |
116 | 135회 별강 <두려워하는 것과 기쁘게 하는 것은 만난다> 2 | 늑대와개의시간 | 2022.08.19 | 189 |
115 | 네가 연 창문으로 1 | 실가온 | 2022.04.04 | 189 |
114 | 吾問-(7) 어떤 약함 | 隱昭(은소) | 2021.03.10 | 189 |
113 | 踏筆不二(22) 빛 1 | 지린 | 2020.10.27 | 189 |
112 | 行知(11) 매개(성) 1 | 희명자 | 2020.09.04 | 188 |
111 | 行知(13) 말로 짓는 집 1 | 희명자 | 2020.10.03 | 187 |
110 | < 86회 별강> 타자, 그 낯섦의 구원 | 해완 | 2020.09.25 | 186 |
109 | 제목 3 | 토우젠 | 2020.04.18 | 186 |
108 | 길속글속 147회 '말하기 심포지움' 별강문 --- 말하기와 관련한 작은 노력들 | 수잔 | 2023.02.17 | 185 |
107 | 138회 별강 <연극적 삶의 진실> 1 | 내이 | 2022.09.30 | 185 |
106 | 118회 별강 <자기소개에 대하여> | 燕泥子 | 2022.01.05 | 185 |
105 | <91회 별강>집중에 들어서다-낭독하는 삶 | 효신 | 2020.12.11 | 183 |
104 | 122회 별강 < 마음은 바뀐다> 1 | 지린 | 2022.02.18 | 182 |
103 | 어느 잃어버린 장소의 복원 | 해완 | 2022.02.03 | 181 |
102 | 茶房淡素 (차방담소)-7 | 효신 | 2021.04.18 | 181 |
101 | 詩 하자_ <봄날은 간다> 1 | 肖澹 | 2020.08.25 | 181 |
100 | 踏筆不二(10) 破鱉千里 3 | 遲麟 | 2020.03.22 | 1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