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도없이 아파트가 생겨난다. 불안도 냉소도 지쳐 마비된 눈빛을 가진 여자와 동물의 감각을 향해 인간임을 내던지며 초월과 전체를 꿈꾸는 남자를 다독이러 늦은밤 택시를 타고 서해바다로 가는 길, 이 좁은 땅위에 아직도, 여전히, 더욱더, 가열차게 허공을 향해 몸을 부풀리는 아파트들 곁에서 나는 왜 죽지 못하고 있는가, 죽지 않고, 이 생명 다하도록 살아야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아파트들이 방언을 쏟아낸다. 미얀마 말 같기도 러시아 말 같기도 하다. 대낮에 전쟁이 일어났다고 한다. 희생자를 추모하는 밤의 소식에 귀 있는 자 잠든 척 한다. 모두에게 태양은 공평하겠지. 자동차 핸들은 여우처럼 차선을 바꿔놓겠지. 달의 공전은 지구의 자전으로 묻히고 캄캄한 바다위에 코푼 휴지를 버리는 자도 있겠지. 그리고 체신을 갖춘 양 아파트들은 하늘을 향해 노래를 부르며 밤을 앗아가겠지. 서해바다로 가는 길, 내가 버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 아파트 만만세!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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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 네가 연 창문으로 1 | 실가온 | 2022.04.04 | 167 |
75 | 녹색당 생각 | 토우젠 | 2020.05.06 | 122 |
74 | 다시 기억하며 | 형선 | 2019.04.10 | 156 |
73 | 당신이 말이 되어 건네오면 2 | 효신 | 2021.06.15 | 227 |
72 | 도로시(道路示) 8 | 敬以(경이) | 2019.10.29 | 190 |
71 | 동시 한 편 소개합니다 1 | 遲麟 | 2019.09.30 | 129 |
70 | 들을 수 없음 1 | 형선 | 2019.04.25 | 204 |
69 | 딴 생각 | 형선 | 2019.01.29 | 198 |
68 | 마테오 리치(Matteo Ricci) | 희명자 | 2020.06.13 | 141 |
» | 만세! 만세! 만만세!! | 실가온 | 2022.02.26 | 189 |
66 | 말로 얻은 길. '몸이 좋은 사람' | 올리브 | 2020.10.16 | 157 |
65 | 매실청 개시 기념, | 희명자 | 2020.10.14 | 129 |
64 | 무지와 미지 1 | 토우젠 | 2020.05.29 | 151 |
63 | 물의 씨 1 | 遲麟 | 2018.11.28 | 180 |
62 | 밖은 없다 1 | 지린 | 2023.05.22 | 200 |
61 | 방학 | 형선 | 2019.03.27 | 182 |
60 | 변명과 핑계없는 삶 | 오수연 | 2018.09.14 | 225 |
59 | 별강 아름다움에 관하여 | 零度 | 2022.12.09 | 154 |
58 | 별강 실상사의 봄 | 零度 | 2022.05.13 | 189 |
57 | 별것 아닌(없는) 아침일기 (142회 속속 자득문) | 수잔 | 2022.11.24 | 16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