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꾼들은 결말을 죽이고
그 틈사위에 찾아드는 다른 기별의 힘으로
일이 제 길을 얻게 한다
왕년(往年)이 없고 사념도 없어
그 일은
금시(今是)로 그득하다
표정은 예치(預置)하고 생각은 체(剃)질 되어
사람을 응대하고
물건을 수접(手接)하는 빛을 이루어
일하는 자리요 곧
신(神)의 자리
기분을 저당한 이 일꾼들은
그 적은 마음자리의 가늠자 위로 아득히
제 몸을 얹어
일을 이룬다
*「일꾼들의 자리」 는 선생님의 시집 『옆방의 부처』 111쪽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여름이 갔습니다. 제가 운 좋게 알 수 있었던 노동, 그리고 차마 감추어진 노동(들)에게도, 삼가 몸을 낮추어 경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