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도없이 아파트가 생겨난다. 불안도 냉소도 지쳐 마비된 눈빛을 가진 여자와 동물의 감각을 향해 인간임을 내던지며 초월과 전체를 꿈꾸는 남자를 다독이러 늦은밤 택시를 타고 서해바다로 가는 길, 이 좁은 땅위에 아직도, 여전히, 더욱더, 가열차게 허공을 향해 몸을 부풀리는 아파트들 곁에서 나는 왜 죽지 못하고 있는가, 죽지 않고, 이 생명 다하도록 살아야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아파트들이 방언을 쏟아낸다. 미얀마 말 같기도 러시아 말 같기도 하다. 대낮에 전쟁이 일어났다고 한다. 희생자를 추모하는 밤의 소식에 귀 있는 자 잠든 척 한다. 모두에게 태양은 공평하겠지. 자동차 핸들은 여우처럼 차선을 바꿔놓겠지. 달의 공전은 지구의 자전으로 묻히고 캄캄한 바다위에 코푼 휴지를 버리는 자도 있겠지. 그리고 체신을 갖춘 양 아파트들은 하늘을 향해 노래를 부르며 밤을 앗아가겠지. 서해바다로 가는 길, 내가 버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 아파트 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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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회 별강 존재에서 느낌으로 ,그리고 앎(지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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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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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近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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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회 <별강>-과거의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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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澹 3. 安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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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 그것 그리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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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 만세! 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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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簣爲山(09)-서간문해설]與趙重峰憲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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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회 별강 < 마음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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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회 별강<부사적 존재와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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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서재(2) 희망이 들어오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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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잃어버린 장소의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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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澹 2. 존재의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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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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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Tea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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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澹 1. 그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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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는 호박죽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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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와인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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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서재(1) '연구'라는 공부-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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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표(2022) (1-5/계속), Tempta Iteru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