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18.10.23 00:05

시간

조회 수 337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44541291_1392703750863082_2336562737028530176_o.jpg


              그대가 풀어놓은 양들이 나의 여름 속에서 풀을 뜯는 동안은

              삶을 잠시 용서할 수 있어 좋았다


              기대어 앉은 눈빛이 지평선 끝까지 말을 달리고

              그 눈길을 거슬러오는 오렌지빛으로 물들던 자리에서는


              잠시 인생을 아껴도 괜찮았다 그대랑 있으면


              그러나 지금은 올 것이 온 시간

              꼬리가 긴 휘파람만을 방목해야 하는 계절


              주인 잃은 고백들을 들개처럼 뒤로하고

              다시 푸르고 억센 풀을 어떻게 마음밭에 길러야 한다


              우리는 벌써 몇 번의 여름과 겨울을 지나며


              두발로 닿을 수 있는 가장 멀리까지

              네 발 달린 마음으로 갔었지


              살기 위해 낯선 곳으로

              양들이 풀을 다 뜯으면 유목민은 새로운 목초지를 찾는다


              지금은 올 것이 오는 시간

              양의 털이 자라고 뿔이 단단해지는 계절


                - 이현호 <양들의 침묵>

  • ?
    형선 2018.10.24 10:56

    모든 지점은 중계점이며 중계점으로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들뢰즈의 말(속속 복습 문항)이 생각나는 詩! ^__^

  • ?
    토우젠 2018.10.24 21:20
    ‘나’는 ‘너’다. 너없이는 나도 없었을 것!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37 藏孰江(1) file 형선 2018.12.24 311
236 孰人의 장소 file 형선 2018.12.24 290
235 揷矢島에서 1 file 형선 2019.01.23 1242
234 밥상과 男子孰人들, file 遲麟 2019.01.28 426
233 동학 file 형선 2019.02.04 268
232 藏孰 file 遲麟 2019.02.05 366
231 주의를 기울이면, file 형선 2019.02.09 199
230 入春 2 토우젠 2019.02.12 247
229 file 형선 2019.02.17 186
228 2월16일 속속 file 遲麟 2019.02.18 195
227 이 덧없는 청소라는 허드렛일에 대해서, file 찔레신 2019.02.19 278
226 2019년2월23일, 쪽속 1 file 遲麟 2019.02.25 210
225 2019년 3월2일 속속 1 file 遲麟 2019.03.04 183
224 '오해를 풀지 않는다' file 형선 2019.03.06 238
223 被褐懷玉 file 형선 2019.03.11 192
222 藏孰의 봄, 봄 file 형선 2019.03.17 193
221 2019년 3월 16일 속속, file 遲麟 2019.03.18 183
220 강연장 file 형선 2019.03.24 226
219 봄맞이 대청소1 file 형선 2019.03.31 186
218 봄맞이 대청소2 file 형선 2019.04.01 19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3 Next
/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