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장이 선생께 우물쭈물 그렇지만 진지하게 여쭈었다. "사람들이 간간이 제게 선생님 생활은 어떻게 하고 계시는가 묻기도 합니다만, 저는 아직까지 한번도 선생님께 생활은 어떻게 하고 계시는가 여쭤 본 적이 없습니다. (우물쭈물) 제가 무능력하기도 하고 (쭈물우물), 생활은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요?" 선생께서 응해서 답을 해주셨다. "내가 이미 말했잖아. 규칙적으로 살고 있다고." 반장은 선생의 대답에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한참을 크게 웃었다. 선생께서는 이어 번역하면 한국말로 [그는 한물간 무사이지만 규칙적으로 산다]가 될 중국말을 해주시고 계신다. 반장은 자기 웃음소리에 선생의 중국말소리가 묻히다가 사라지는 것을 생생하게 들었다. 자기 웃음소리만 남고 모든 게 사라진 것 같았다. 웃음소리만 남았다. 하루가 더 지나서 반장은 그 질문의 출발이 자기 스스로 짊어지고 있던 마음의 짐 때문이었다는 사실과, 선생의 대답으로 그 짐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선생께서는 규칙적으로 살고 계신다.] 이것을 잃어버리거나 잊지 말자. 반장은 이렇게 반성하는 것이었다. 거기다가 사람이 굳이 짐을 지고 살고 있는 까닭을 알것도 같은 것이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75 | 自省 | 지린 | 2023.05.08 | 126 |
274 | ㄱㅈㅇ, 편지글(2) 2 | 찔레신 | 2023.05.03 | 286 |
273 | 장독후기(24회) 2023/4/23 | 簞彬 | 2023.05.02 | 108 |
272 | 151회 속속(2023/04/15) 후기_“너무 착한 시 아닌가요?” (K선생님) 1 | 고하(皐霞) | 2023.04.28 | 195 |
271 | ㄱㅈㅇ, 편지글 1 | 찔레신 | 2023.04.28 | 174 |
270 | 길속글속 152회 연강(硏講) --- 일상의 단상들 | 懷玉 | 2023.04.25 | 114 |
269 | 장독후기(23회) 2023/4/9 | 簞彬 | 2023.04.22 | 95 |
268 | [一簣爲山(21)-서간문해설]答琴聞遠 1 | 燕泥子 | 2023.04.18 | 84 |
267 | 왜 소개하지 않았을까? (속속 151회 연강글) | 는길 | 2023.04.15 | 153 |
266 | 150회 속속(2023/04/01) 후기_“저 사람을 따라가야 한다.” | 윤경 | 2023.04.14 | 148 |
265 | 149회 속속(2023/03/18) 후기 | 윤경 | 2023.04.13 | 96 |
264 | 장독후기(22회) 2023/3/26 1 | 簞彬 | 2023.04.08 | 130 |
263 | 장독후기(21회) 2023/3/12 1 | 簞彬 | 2023.03.21 | 209 |
262 | 149회 속속 연강글-모든 사진이 '푼크툼'이 되는 순간 | 윤경 | 2023.03.18 | 106 |
261 | 148회 속속(2023/03/04) 후기 5 | 윤경 | 2023.03.16 | 193 |
260 | 장독후기 (20회), 2023/2/26(일) 2 | 簞彬 | 2023.03.07 | 155 |
259 | 147회 속속(2023.02.25.) 후기 | 윤경 | 2023.03.03 | 147 |
258 | 서평, <적은 생활...>/ '소나기' | 찔레신 | 2023.02.22 | 151 |
257 | 글속길속 147회, ‘말하기 심포지움’ 별강문 | 는길 | 2023.02.18 | 92 |
256 | 길속글속 147회 '말하기 심포지움' 별강문 --- 말을 할 수 있었다면, | 肖澹 | 2023.02.17 | 1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