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지만, 물고기들도 제 종족대로 집산하는 게 흥미롭다.
욕망의 길은 숨은 내력을 드러내고, 생식의 본능조차 ‘종족’의 보존을 지향한다.
오란다는 수면에 자주 얼굴을 내밀지만, 공작잉어들은 저층을 미사일처럼 날아다닌다.
꼬르도는 먹이를 사양하는 법이 없고, 꾸아빠는 마치 견수(肩隨)하듯 한 발(지느러미?)이 늦다.
히메의 몸놀림은 언제나 경이롭다.
오란도에 비해 공작잉어의 지느러미는 그 효율이 동뜨지만,
특별히 긴 지느러미에 날렵한 동선을 그리며 재바르게 돌아다니는 하아얀 히메의 움직임은 경탄을 자아낸다.
신참인 싱꼬는 아직은 히메의 눈치를 살핀다.
이 생명들을 보우(保佑)하는 자리들을 살피는 게,
또한 인간의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