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도없이 아파트가 생겨난다. 불안도 냉소도 지쳐 마비된 눈빛을 가진 여자와 동물의 감각을 향해 인간임을 내던지며 초월과 전체를 꿈꾸는 남자를 다독이러 늦은밤 택시를 타고 서해바다로 가는 길, 이 좁은 땅위에 아직도, 여전히, 더욱더, 가열차게 허공을 향해 몸을 부풀리는 아파트들 곁에서 나는 왜 죽지 못하고 있는가, 죽지 않고, 이 생명 다하도록 살아야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아파트들이 방언을 쏟아낸다. 미얀마 말 같기도 러시아 말 같기도 하다. 대낮에 전쟁이 일어났다고 한다. 희생자를 추모하는 밤의 소식에 귀 있는 자 잠든 척 한다. 모두에게 태양은 공평하겠지. 자동차 핸들은 여우처럼 차선을 바꿔놓겠지. 달의 공전은 지구의 자전으로 묻히고 캄캄한 바다위에 코푼 휴지를 버리는 자도 있겠지. 그리고 체신을 갖춘 양 아파트들은 하늘을 향해 노래를 부르며 밤을 앗아가겠지. 서해바다로 가는 길, 내가 버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 아파트 만만세!
2022.02.26 07:51
만세! 만세! 만만세!!
조회 수 186 추천 수 0 댓글 0
-
(속속 130회 별강) 정서가 자란다
-
千散族和談 1. 세월, 1880년
-
[一簣爲山(14)-서간문해설]與鄭士誠士慎
-
essay 澹 5_自得(2)_ 성장 · 성숙 · 성인(2-1)
-
[一簣爲山(13)-서간문해설]與金惇敘(2)
-
별강 실상사의 봄
-
1936년 4월 4일(일), 버지니아 울프의 일기
-
[一簣爲山(12)-서간문해설]與金惇敘
-
생명의 나무 (1)
-
essay 澹 4. 自得(1)_물화物化와 인정
-
[一簣爲山(11)-서간문해설]與牛溪書
-
네가 연 창문으로
-
125회 별강 <소송하는 여자>
-
횡단보도를 마주하고
-
[一簣爲山(10)-서간문해설]寄亨南書
-
124회 별강 존재에서 느낌으로 ,그리고 앎(지식)으로
-
산행
-
근사(近思)
-
123회 <별강>-과거의 눈빛
-
essay 澹 3. 安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