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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7 00:16

144회 속속(2022/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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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캡처 2023-01-07 002819.png


20221229일 송년을 맞는 속속은 극한의 상황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숙인재에 도착하니 수도관 어딘가가 얼어 부엌에도 화장실에도 물이 나오지 않았어요. 그런 상황에서도 부엌에서는 오징어와 채소를 손질하여 음식을 만들었고(수도물 대신 생수로 씻은 채소라 그랬는지 야채전이 평소보다 더... 맛있었습니다), 물이 나오지 않는 화장실에서는 볼 일을 본 후 눈()을 녹인 물로 갈무리를 하였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보일러가 서서히 작동하여 온기가 조금씩 서리는 바닥에 발을 녹여가며 청소를 했어요. 이게 뭔지 다들 아시죠?


KakaoTalk_20230107_001313645.jpg

이번 속속을 계기로 숙인들과 함께 있다면 극지에서도 즐겁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중간에 수도도 고쳐져 송년회에 참석하는 손님들이 올 때 쯤에는 평소의 차분한 속속으로 돌아왔습니다. 손님들과 저녁 식사 후 영원한 자기소개의 시간이 있었고, 다음으로 삼승합체로서의 공부론이라 이름 붙일 K 선생님의 공부론 강의가 있었습니다. 이번 속속의 후기는 이 삼승합체의 공부론을 요약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三乘合體의 공부

 

 

삼승합체의 공부론은 불교의 삼승, 3종의 탈것이라는 뜻으로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기 위한 3가지 탈 것(성문, 연각(독각), 보살행)에서 가져온 개념입니다. 성문(聲聞)이란 부처의 가르침을 듣고서 도에 정진하는 자라는 뜻으로서 불제자를 가리키며, 독각(獨覺)이라고도 하는 연각(緣覺)은 원래 고타마가 스승에 의하지 아니하고 혼자서 깨달음을 얻었듯 혼자서 깨달음에 이른 사람을 말합니다. 보살은 부처님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으로 삼아서 자신이 구원받을 뿐 아니라, 남들도 구원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입니다.

  한자 (솥 정)자는 발이 세 개 달린 솥을 말하는데, 우리의 공부 또한 성문, 독각, 보살이라는 세 발을 동시에 아울러야 공부에의 형식이 갖추어질 수 있습니다.

  성문은 스승의 말씀을 듣는 것을 이릅니다. ()이 내적인 것으로 배우는 자의 깜냥이나 집심, 재능을 의미한다고 할 때, ()은 외적인 것으로 깜냥, 집심이 있어도 좋은 스승을 못 만나면, 즉 연이 없으면 공부에 성취를 기대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반대로 옆방의 부처의 경우처럼, 부처가 옆방에 있는데도 문을 열 깜냥도 집심도 재능도 없으면 이 또한 좋은 공부의 방법일 수 없습니다. 하여 인과 연의 상호관계 속에서만 공부의 성취라는 복덕이 생깁니다. 부처나 서화담의 경우는 스승을 못 만나고 독학하여 공부의 성취를 이룬 경우이긴 하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다 할 수 있으며, 가능하면 인정받은 고전과 스승을 만나는 것이 공부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독각은 홀로 공부하여 깨닫는 것을 이릅니다. 자기의 재능과 깜냥을 이용하여 공부하는 경우로 (정식의 방식은 아니지만) 근기가 탁월한 사람일 경우에는 이 방식으로서 공부의 성취가 가능해지기도 하지만 8할은 실패할 확률이 높고 대개 자기만의 방식에 빠져 사마(邪魔)에 들게 되기도 합니다. 정신은 속성상 어울려 공부하면서 함께 개화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독각으로서 공부의 성취를 이루기는 쉽지 않습니다.

  보살은 자기의 깨달음을 우선시하지 않고 중생과 더불어 깨치겠다는 정신을 말합니다. 중생무변서원도(衆生無邊誓願度) 중생이 무한히 많아 그들을 건질 서원을 했다라는 말에서 보듯 공부의 실효는 남을 돕는 것에 있으므로 세상 속으로 들어가 타인을 도울 수 있는 실천을 해보는 것이 보살행으로서의 공부입니다. 보살이 공부하는 방식은 불교에서 보살이 중생을 제도할 때 취하는 네 가지 기본적인 태도인 보시(布施애어(愛語이행(利行동사(同事)를 응용하여 네 가지의 방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보시는 진리를 가르쳐 주고 재물을 기꺼이 베풀어 주는 일이고, 애어는 사람들에게 항상 따뜻한 얼굴로 부드러운 말을 하는 일이며, 이행은 몸과 말과 생각으로 사람들에게 이익을 주는 일로 존재론적 간섭인 사린의 윤리학이 이에 해당합니다. 동사는 남과 일심동체가 되어 함께 하는 일로서, 중생과 같이 일하고 같이 생활하며 그들을 깨우치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적극적인 실천행으로 응속불혼(應俗不) 세상에 응하지만 섞이지 않는 것이 그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