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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遲麟 2019.10.10 07:00
    시1540.

    슬픔처럼 살며시
    여름이 사라졌네-
    너무나 살며시 사라져
    배신 같지도 않았네-
    고요가 증류되어 떨어졌네.
    오래전에 시작된 석양처럼,
    아니면, 늦은 오후를
    홀로 보내는 자연처럼-
    땅거미가 조금 더 일찍 내렸고-
    낯선 아침은
    떠나야 하는 손님처럼
    정중하지만, 애타는 마음으로
    햇살을 내밀었네-
    그리하여, 새처럼,
    혹은 배처럼,
    우리의 여름은 그녀의 빛을
    미의 세계로 도피시켰다네.

    에밀리 디킨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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