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12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k님과 30년 전 스승과 제자로 인연이 있었던 ㅈㅅㄱ교수님이 차방담소에 함께 하셨다. 말이 오가는 사이가 길어지고 밤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고요해지는 순간을 교수님은 낯설어 하셨다. 담소는 서로 웃으며 이야기함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장숙의 차방담소는 談笑(담소)가 아닌 淡素(담소)이므로 소박하고 깨끗한 비어 있음이어도 좋다. 여백은 비어있음으로 자연스럽다. 어색하여 채우려는 순간, 이미 있었던 꼴들은 더 어지러워지고 제 빛을 잃는다. 그러했던 적이 무수하다. 가리기 위해 덧붙이고, 덧붙여 본래의 의미도 잃어버린 채, 허상(虛像)만 무성하게 피어나던 상처의 자리들. 허실생백(虛室生白)이라 했던가, 방이 비면 빛이 쏟아져 들어와 환하게 밝아진다고, 무상무념으로 진리에 도달하기는 이를 수 없는 진경(眞境)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 각자의 빛으로 둘러앉은 사람들, k님과 제자님의 문틈으로 흰말이 빠르게 지나가고(若白駒之過䧍), 빈 자리에 가을밤은 꾸밈없이 내려 앉는다


  1. 踏筆不二(15) 曉乃還

  2. No Image 17Feb
    by 유재
    2023/02/17 by 유재
    Views 118 

    길속글속 147회 '말하기 심포지움' 별강문 --- '말(言)'을 하기 위하여 나는 무엇을 했는가

  3. 횡단보도를 마주하고

  4. 진실은 그 모양에 있다

  5. 茶房淡素 (차방담소)-5-달의 집으로 가다

  6. '밟고-끌고'의 공부길, 『적은 생활, 작은 철학, 낮은 공부』/ lector

  7. No Image 06May
    by 토우젠
    2020/05/06 by 토우젠
    Views 122 

    녹색당 생각

  8. 낭독일리아스_돌론의 정탐편

  9. No Image 17Sep
    by 지린
    2020/09/17 by 지린
    Views 126 

    踏筆不二(19) 天生江水流西去

  10. No Image 20Sep
    by 효신
    2020/09/20 by 효신
    Views 126 

    茶房淡素 (차방담소)-2

  11. 自省

  12. 寂周經, 혹은 몸공부에 대하여 (1-6)

  13. 매실청 개시 기념,

  14. No Image 17Feb
    by 燕泥子
    2023/02/17 by 燕泥子
    Views 127 

    길속글속 147회 '말하기 심포지움' 별강문 --- 잘 말하기 위한 노력들

  15. 동시 한 편 소개합니다

  16. 우리의 아이

  17. 吾問(3) 언어화

  18. 踏筆不二(3) 원령(怨靈)과 이야기하는 사람

  19. 踏筆不二(0)

  20. 산책_ 외출1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15 Nex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