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10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87회 속속에서 함께 읽을 우리한시는 연암(燕巖)박지원(朴趾源) (1737, 영조13년~1805, 순조5년)의 시, <燕巖億先兄연암골에서앞서간형님을생각하며>입니다.


我兄顔髮曾誰似

每憶先君看我兄

今日思兄何處見

自將巾袂映溪行

朴趾源<燕巖先兄>

나의형님얼굴과수염은일찍이누구를닮았던가

매번먼저가신아버지생각나면나의형님을보았는데

이제형님이그리우니어느곳을볼까

옷을갖춰입고시내에나가스스로를비춰보려하네

박지원<제비바위골에서앞서간형님을생각하며>


*

연암의 시는 “스스로를 비춰보려는 시적 자아”가 등장하고, 개인의 정서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한시들이 자연을 노래하고, 어느 정도 일정한 투식(套式)아래 있었다면, 연암의 시는 그 투식의 덮개를 송곳처럼 뾰족하게 찌르고 나와 있습니다.


*

시에는 巾袂(건몌)라는 말이 있습니다. 몌(袂 )는 옷소매를 뜻합니다. 이 말, 건몌의 의미를 헤아려보기 위해서, 사전을 뒤져 다음 두 가지 말을 참조해보았습니다. 우선, 巾依(건의)라는 말이 있습니다. 두건(頭巾)을 쓰고 옷을 입음, 즉 복장을 정제(整齊,격식에 맞게 차려입고 매무시를 바르게 함)한다는 말입니다. 또, 袂別(몌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소매를 나눔, 즉 이별한다는 말입니다. 옛사람들의 소매가 넓어서인지, 헤어지기 전 서로의 옷소매를 나누어 잡고, 이제 헤어지면 언제 만날 수 있을까 모르는 서운함을 나누고, 눈물을 흘리며, 다른 쪽 소매를 적시는 장면이 옛 이야기에 종종 등장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2 行知(9) <속속, 2017년 겨울> file 희명자 2020.07.31 114
191 <82회 별강> 여자의 말을 배운다는 것 燕泥子 2020.08.01 187
190 조선 1894년 여름, 여성의 삶과 관련하여 1 file ㅇㅌㅅ 2020.08.02 196
189 <83회 별강> 능력주의 신화는 아직도 진행 중? 冠赫 2020.08.14 191
188 茶房淡素 (차방담소)-장미에 대한小考 (소고) 1 file 효신 2020.08.17 210
187 詩 하자_ <봄날은 간다> 1 肖澹 2020.08.25 159
186 學於先學1_ 소크라테스와 그의 말(語) 1 肖澹 2020.08.28 185
185 吾問(1) - 어떻게 하면 나비가 되죠? 1 file 敬以(경이) 2020.09.02 230
184 踏筆不二(17) 존재(Sein)와 당위(Sollen) 1 지린 2020.09.03 505
183 <84회 별강> 2년 6개월 공부의 성과와 위기 1 懷玉 2020.09.03 479
182 行知(11) 매개(성) 1 희명자 2020.09.04 163
181 學於先學2-1_ 공자와 공자를 배운다는 것(서론) 肖澹 2020.09.11 99
180 踏筆不二(18) 一句 지린 2020.09.11 113
179 남성성과의 화해 懷玉 2020.09.11 133
178 吾問(2) Listen to my question (제 질문을 잘 들으세요) file 敬以(경이) 2020.09.12 233
177 踏筆不二(19) 天生江水流西去 지린 2020.09.17 125
176 始乎爲士終乎爲聖人 희명자 2020.09.19 96
175 茶房淡素 (차방담소)-2 효신 2020.09.20 125
174 吾問(3) 언어화 1 敬以(경이) 2020.09.22 128
173 < 86회 별강> 타자, 그 낯섦의 구원 해완 2020.09.25 143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15 Nex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