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29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87회 속속에서 함께 읽을 우리한시는 연암(燕巖)박지원(朴趾源) (1737, 영조13년~1805, 순조5년)의 시, <燕巖億先兄연암골에서앞서간형님을생각하며>입니다.


我兄顔髮曾誰似

每憶先君看我兄

今日思兄何處見

自將巾袂映溪行

朴趾源<燕巖先兄>

나의형님얼굴과수염은일찍이누구를닮았던가

매번먼저가신아버지생각나면나의형님을보았는데

이제형님이그리우니어느곳을볼까

옷을갖춰입고시내에나가스스로를비춰보려하네

박지원<제비바위골에서앞서간형님을생각하며>


*

연암의 시는 “스스로를 비춰보려는 시적 자아”가 등장하고, 개인의 정서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한시들이 자연을 노래하고, 어느 정도 일정한 투식(套式)아래 있었다면, 연암의 시는 그 투식의 덮개를 송곳처럼 뾰족하게 찌르고 나와 있습니다.


*

시에는 巾袂(건몌)라는 말이 있습니다. 몌(袂 )는 옷소매를 뜻합니다. 이 말, 건몌의 의미를 헤아려보기 위해서, 사전을 뒤져 다음 두 가지 말을 참조해보았습니다. 우선, 巾依(건의)라는 말이 있습니다. 두건(頭巾)을 쓰고 옷을 입음, 즉 복장을 정제(整齊,격식에 맞게 차려입고 매무시를 바르게 함)한다는 말입니다. 또, 袂別(몌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소매를 나눔, 즉 이별한다는 말입니다. 옛사람들의 소매가 넓어서인지, 헤어지기 전 서로의 옷소매를 나누어 잡고, 이제 헤어지면 언제 만날 수 있을까 모르는 서운함을 나누고, 눈물을 흘리며, 다른 쪽 소매를 적시는 장면이 옛 이야기에 종종 등장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7 吾問(5) 기억의 무게 敬以(경이) 2020.10.12 319
» 踏筆不二(21) 自將巾袂映溪行 지린 2020.10.12 294
125 行知 연재 종료, 희명자 2020.10.09 236
124 茶房淡素 (차방담소)-3 효신 2020.10.04 267
123 行知(13) 말로 짓는 집 1 희명자 2020.10.03 290
122 吾問(4) 거울놀이 file 敬以(경이) 2020.10.02 260
121 踏筆不二(20) 詠菊 지린 2020.09.28 278
120 < 86회 별강> 타자, 그 낯섦의 구원 해완 2020.09.25 314
119 吾問(3) 언어화 1 敬以(경이) 2020.09.22 295
118 茶房淡素 (차방담소)-2 효신 2020.09.20 267
117 始乎爲士終乎爲聖人 희명자 2020.09.19 239
116 踏筆不二(19) 天生江水流西去 지린 2020.09.17 338
115 吾問(2) Listen to my question (제 질문을 잘 들으세요) file 敬以(경이) 2020.09.12 367
114 남성성과의 화해 懷玉 2020.09.11 279
113 踏筆不二(18) 一句 지린 2020.09.11 254
112 學於先學2-1_ 공자와 공자를 배운다는 것(서론) 肖澹 2020.09.11 289
111 行知(11) 매개(성) 1 희명자 2020.09.04 312
110 <84회 별강> 2년 6개월 공부의 성과와 위기 1 懷玉 2020.09.03 640
109 踏筆不二(17) 존재(Sein)와 당위(Sollen) 1 지린 2020.09.03 646
108 吾問(1) - 어떻게 하면 나비가 되죠? 1 file 敬以(경이) 2020.09.02 360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16 Next
/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