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도없이 아파트가 생겨난다. 불안도 냉소도 지쳐 마비된 눈빛을 가진 여자와 동물의 감각을 향해 인간임을 내던지며 초월과 전체를 꿈꾸는 남자를 다독이러 늦은밤 택시를 타고 서해바다로 가는 길, 이 좁은 땅위에 아직도, 여전히, 더욱더, 가열차게 허공을 향해 몸을 부풀리는 아파트들 곁에서 나는 왜 죽지 못하고 있는가, 죽지 않고, 이 생명 다하도록 살아야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아파트들이 방언을 쏟아낸다. 미얀마 말 같기도 러시아 말 같기도 하다. 대낮에 전쟁이 일어났다고 한다. 희생자를 추모하는 밤의 소식에 귀 있는 자 잠든 척 한다. 모두에게 태양은 공평하겠지. 자동차 핸들은 여우처럼 차선을 바꿔놓겠지. 달의 공전은 지구의 자전으로 묻히고 캄캄한 바다위에 코푼 휴지를 버리는 자도 있겠지. 그리고 체신을 갖춘 양 아파트들은 하늘을 향해 노래를 부르며 밤을 앗아가겠지. 서해바다로 가는 길, 내가 버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 아파트 만만세!
2022.02.26 07:51
만세! 만세! 만만세!!
조회 수 186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72 | 踏筆不二(20) 詠菊 | 지린 | 2020.09.28 | 109 |
171 | 吾問(4) 거울놀이 | 敬以(경이) | 2020.10.02 | 83 |
170 | 行知(13) 말로 짓는 집 1 | 희명자 | 2020.10.03 | 153 |
169 | 茶房淡素 (차방담소)-3 | 효신 | 2020.10.04 | 97 |
168 | 行知 연재 종료, | 희명자 | 2020.10.09 | 104 |
167 | 踏筆不二(21) 自將巾袂映溪行 | 지린 | 2020.10.12 | 107 |
166 | 吾問(5) 기억의 무게 | 敬以(경이) | 2020.10.12 | 191 |
165 | 매실청 개시 기념, | 희명자 | 2020.10.14 | 127 |
164 | 말로 얻은 길. '몸이 좋은 사람' | 올리브 | 2020.10.16 | 148 |
163 | 茶房淡素 (차방담소)-4 | 효신 | 2020.10.18 | 93 |
162 | 踏筆不二(22) 빛 1 | 지린 | 2020.10.27 | 150 |
161 | 장면과 장면 사이의 개입 | 현소자 | 2020.10.30 | 115 |
160 | 茶房淡素 (차방담소)-5-달의 집으로 가다 1 | 효신 | 2020.11.01 | 121 |
159 | 踏筆不二(23)-깨진 기왓장과 넝마 | 지린 | 2020.11.03 | 417 |
158 | 踏筆不二(24) 다시, 달 | 지린 | 2020.11.09 | 100 |
157 | <89회 속속 별강> ‘約已, 장숙(藏孰) 가다’ | 약이 | 2020.11.12 | 272 |
156 | With | 희명자 | 2020.11.20 | 170 |
155 | 踏筆不二(25) 謫下人間 | 지린 | 2020.11.27 | 107 |
154 | <90회 속속 별강> 말(言)을 배운다 | 侑奏 | 2020.11.27 | 180 |
153 | 吾問(6) - 노력의 온도 | 敬以(경이) | 2020.12.09 | 1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