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22.11.07 17:18

시 읽기(141회)(1-2)

조회 수 25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One Art

                             ELIZABETH BISHOP

 

 

The art of losing isn’t hard to master;

so many things seem filled with the intent

to be lost that their loss is no disaster.

 

Lose something every day. Accept the fluster

of lost door keys, the hour badly spent.

The art of losing isn’t hard to master.

 

Then practice losing farther, losing faster:

places, and names, and where it was you meant

to travel. None of these will bring disaster.

 

I lost my mother’s watch. And look! my last, or

next-to-last, of three loved houses went.

The art of losing isn’t hard to master.

 

I lost two cities, lovely ones. And, vaster,

some realms I owned, two rivers, a continent.

I miss them, but it wasn’t a disaster.

 

—Even losing you (the joking voice, a gesture

I love) I shan’t have lied. It’s evident

the art of losing’s not too hard to master

though it may look like (Write it!) like disaster.

 



고비라는 이름의 고비 


                                                        

고비에 다녀와 시인 C는 시집 한 권을 썼다 했다 고비에 다녀와 시인 

K는 산문집 한 권을 썼다 했다 고비에 안 다녀와 뭣 하나 못 읽는 엄마

는 곱이곱이 고비나물이나 더 볶게 더 뜯자나 하시고 고비에 안 다녀와 

뭣 하나 못하는 나는 곱이곱이 자린고비나 떠올리다 시방 굴비나 사러 

가는 길이다 난데없는 고비라니, 너나없이 고비라니, 너나없이 고비는 

잘 알겠는데 난데없이 고비는 내 알 바 아니어서 나는 밥숟갈 위에 고비

나물이나 둘둘 말아 얹어드리는데 왜 꼭 게서만 그렇게 젓가락질이실까

자정 넘어 변기 속에 얼굴을 묻은 엄마가 까만 제 똥을 헤쳐 까무잡잡한 

고비나물을 건져 올리더니 아나 이거 아나 내 입 딱 벌어지게 할 때 목

에 걸린 가시는 잠도 없나 빛을 보자 빗이 되는 부지런함으로 엄마의 흰 

머리칼은 해도 해도 너무 자라 반 가르마로 땋아 내린 두 갈래 길이라는

데 어디로 가야하나 조금만, 조금만 더 필요한 위로는 정녕 위로 가야

만 받을 수 있는 거라니 그렇다고 낙타를 타라는 건 상투의 극치, 모래

바람은 안 불어주는 게 덜 식상하고 끝도 없는 사막은 안일의 끝장이니

해서 나는 이른 새벽부터 고래고래 노래나 따라 부르는 까닭이다 한 구

절 한 고비, 엄마가 밤낮없이 송대관을 고집하는 이유인즉슨이다



김민정,  <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 , 문학과지성사, 2009.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5 길속글속 142회, 2022/11/26 3 file 찔레신 2022.11.13 393
324 44회 보속, 2022/11/19, 천안 숙인재 9 file 찔레신 2022.11.09 349
» 시 읽기(141회)(1-2) 燕泥子 2022.11.07 250
322 <막스 베버 사상 선집 1>, 막스 베버 1 file 찔레신 2022.11.03 385
321 길속글속(141회), 2022/11/12 2 찔레신 2022.10.30 332
320 보속(43회), 2022/11/05, <서숙>, 서울 서촌 11 file 찔레신 2022.10.24 381
319 시 읽기(140회)(1-3) 燕泥子 2022.10.24 251
318 길속글속(140회), 2022/10/29 3 file 찔레신 2022.10.16 438
317 42회 보속, <숙인재> 인근의 산자락, 야외수업, 2022/10/22 8 file 찔레신 2022.10.11 420
316 시 읽기(139회)(1-2) 燕泥子 2022.10.10 257
315 <적은 생활, 작은 철학, 낮은 공부> 1 file 찔레신 2022.10.03 349
314 길속글속(139회), 2022/10/15 5 찔레신 2022.10.03 374
313 41회 보속, 2022/10/08, 서울 <서숙> 11 file 찔레신 2022.09.27 437
312 시 읽기(138회)(1-3) 燕泥子 2022.09.26 268
311 길속글속(138회), 2022/10/01 3 찔레신 2022.09.19 392
310 시 읽기(137회)(1-2) 燕泥子 2022.09.11 259
309 보속(40회), 2022/09/24, 단빈네 9 file 찔레신 2022.09.05 457
308 137회 길속글속, 2022/09/17 1 file 찔레신 2022.09.04 409
307 시 읽기(136) (1-3) 燕泥子 2022.08.29 245
306 길속글속(136회), 2022/09/03 6 file 찔레신 2022.08.21 462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7 8 9 10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