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세명인(7) : 현대 의학의 한계 앞에서
탄생의 순간은 요란하고 힘겨운 투쟁이다. 죽는 순간 역시 맹렬한 투쟁일 수 있다. 완화 의료 전문가인 아이라 바이오크Ira Byock는 죽음을 “이승에서 빠져나가려는 육체적 몸부림”이라고 표현한다. 어떤 애도 전문가는 죽어가는 순간을 고치에서 벗어나려는 나비의 노력에 비유한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죽음의 순간을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정적”이라고 칭했지만, 그 순간이 꼭 조용하지 않을 수 있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샐리 티스테일, 64쪽>
의제) 샐리 티스테일은 “CPR사용으로 평온한 죽음의 가능성이 무산된다. 이는 대단히 나쁜 결과로 간주된다”는 완화 치료에 관한 교재에 실린 내용을 언급합니다. 서던 캘리포니아대학 가정의학과 임상 조교수인 켄 머레이는 의사들은 평생을 다른 사람의 죽음을 막기 위해 살아왔음에도 정작 자신의 죽음에 직면해서는 오히려 담담해지며 죽음을 평온하게 맞이한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그들이 현대 의학을 알고 그것의 한계도 알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암 전문의인 곤도 마코토는 의료 행위가 제약 회사와 맞물린 비즈니스이며 어느 정도의 통증이나 불편함은 자연의 섭리로 그런 증상과 잘 사귀어 나가는 것이 합리적인 태도임을 말합니다. K선생님께서도 자긍심(self-esteem)과 병원을 택하는 것과의 관련성을 말씀하기도 하셨습니다.
현대 의학의 한계에 대하여, 그리고 의료적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회복 과정을 촉진할 수 있는 다른 가능성에 대하여 논의해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