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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4 21:10

겨울 장숙행

조회 수 413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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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遲麟 2020.02.06 09:45

    장숙행의 사진사였던 유주 씨가 올린 위의 사진들을 설명드려보겠습니다. 부족하겠지만, 이 설명이 장숙행에 참석하지 않으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장숙행을 함께 하셨던 분들은 장숙행의 기억이 다시 풍요로워지기를 바랍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와 세 번째 사진은 안동의 병산서원(屛山書院)과 그 근처를 걷고 있는 숙인들의 모습입니다. 첫번째 사진, 걷는 숙인들 등 뒤에 보이는 기와지붕의 건물이 병산서원의 만대루(晩對樓)입니다. 만대루는 두보의 詩 백제성루(白帝城樓) “翠屛宜晩對(푸른 절벽은 오후 늦게 대할만 하니)”에서 따온 이름이라 합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사진이 만대루에서 바라볼 수 있는 병산(屛山/翠屛)과 그 아래를 감도는 낙동강 하얀 모래사장 그리고 걷고 있는 숙인들!입니다. 


    네 번째 사진은 첫날밤을 보냈던 밀양 숙소에서 피워 올렸던 불!입니다. 불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은 반장 같은데, 제가 보기에 통기를 살피면서 불을 가장 잘 피워 올릴 수 있는 분은 선생님이셨습니다.

    다섯 번째 사진은 낙동간 변 산책 장면 같습니다. 낙동강 변에서는 달리기 시합을 했는데, 3등까지의 순위를 따져보면, 1등 진진, 2등 희명자, 3등은 선생님입니다. 저는 속으로 희명자가 1등을 할 것이라고 짐작하였습니다만, 진진이 달리기를 아주 잘 하였습니다.

    여섯 번째 사진은 창령 고분군을 걷고 있는 선생님과 숙인들의 모습입니다. 고분 곁에서 두 편으로 나뉘어 줄다리기를 하였습니다. 진 팀이 간식을 한 번 쏘기로 하였습니다. 진 팀은 이후 속속에서 맛있고 훌륭한 간식을 한 번 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도 진 팀에 속합니다.

    그 다음 사진은 공주 공산성 산책입니다. 아름다운 나무가 많았습니다.


    그 아래 두 개의 사진은 부여 정림사지 석탑과 그 주변을 걷고 있는 선생님과 숙인들입니다. 선생님께서는 과거 이 탑을 자주 찾으셨는데, “영감을 주는 탑”이라 소개를 해 주셨습니다.  희명자가 영감을 받고 있군요!

    그 아래의 아름다운 사진 한 장!
    병산서원의 입교당(立敎堂)과 거기 마루에 앉아 있는 숙인들입니다. 입교당은 전형적인 5칸의 강당 구성으로 가운데 큰 마루와 양쪽 끝에 온돌방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동쪽 끝 칸은 원장실로 ‘명성재’라 부르고, 서쪽 끝 칸은 부원장이나 교수가 머무는 방으로 ‘경의재’라 부른다고 합니다. 큰 마루에서는 유생들이 공부한 내용을 구술로 시험을 보는 강회가 열렸겠지요, 

    그 아래 사진은 첫 번째 숙소의 밤 간식 상차림입니다. 아직 상이 덜 차려져 있을 때의 모습입니다. 첫날밤에는 세 조로 나눠서, 각기 다른 세 편의 금계필담에 나오는 이야기를 원작으로 하여 각 조별로 라디오 극을 만들어 함께 모여 청취하였습니다.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심사 및 시상은 선생님께서 맡아주셨습니다. 각 조의 조장은 "허실과억실그리고진진"이었습니다.

    마지막 사진은 그야말로! 오래 된 무덤 안에 함께, 모두 들어간 선생님과 숙인들의 모습입니다.

    좋은 사진을 찍어주시고 게시해 주신 유주 씨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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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遲麟 2020.02.06 10:30

    사진에는 없지만, [함양 상림] 산책이 떠오릅니다. 그곳은 [숲]이었습니다. 겨울 숲은 아름다웠습니다.
    신라 진성여왕 때 최치원이 함양태수로 왔고, 그때 그가 조성한 것이라 합니다. 그는 그 지역 사람들이 해마다 겪고 있는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강물의 흐름을 바꾸고 둑을 쌓고 숲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까마득하게 오래 전, 최치원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나무를 심은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곳을 산책할 때 이 사실을 몰랐는데, 선생님께서 최치원이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말씀해주셨지요, 그때 최치원이요!, 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아주 오래 전, 그 숲을 만들어 놓은 사람들을 생각하며, 까닭 모르게 부끄러웠습니다. 

    정림사지 옆에 [백제향]이라는 찻집이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그곳에서 아주 아련한, 아주 오래 전 작은 왕국이었던 백제의 목소리를 들은 것도 같고, 연보라색 옷을 입고 있는 부여귀족여인의 얼굴을 본 것도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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