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시(焉市)
시숙물지언시불창(時熟物至焉市不創)
때가 익고 물건이 오니 어찌 시장이 열리지 않겠는가.
이를 줄여서 숙인언시(孰人焉市)라고 부를 수 있고, 그 뜻은 (누구의 어찌 시장)(숙인의 어찌 시장), 입니다.
간편하게는 다시 이를 줄여서 언시(焉市, 어찌 시장이!)라고 부르면 되겠군요.
누구의 어찌 시장을 줄여, <누찌장>으로 불러도 좋습니다. -k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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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자리가 열리는 날, 장숙의 차방 한 켠에는 숙인들의 옛 물건들로 채워진 작은 벼룩시장 언시(焉市)가 섭니다.
"갈수록 더 많은 희생물들을 죽였던 아스텍족과 흡사하게, 지구의 자원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르네 지라르 『문화의 기원』104쪽)"고,
"한손으로 물건을 사고, 다른 손으로 내던지(르네 지라르 『문화의 기원』105쪽)"며 즐거웠던 우리는 문득,
그 행렬에서 조용히 빠져나와 '어찌 언(焉)'이 이끄는 사잇길로 나섰습니다.
'어찌 언(焉)'은, 아직은 속죄도 반칙이라며 그저 걸어보라고, 걷다보면 때가 익어 '되어' 있을 것이라고 일러줍니다.
물론, '어찌 언(焉)'은, 희망도 절망도 아닌, 선도 악도 아닌, 차고 맑은 하나의 어휘 부사(副詞)임을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