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이라는 행위가 낮은 곳으로, 작은 것으로,
그리고 숨은 곳으로, 정교하고 섬세하게 이루어지는
일련의 지속성이라면 청소는 전형적이다.
그뿐 아니라 청소하고 정돈하는 일은 비록 하찮고 심지어 비루하게 여겨지지만,
이는 그 모든 생활 내용의 길과 테두리를 짓고 생활의 형식을 빛나게 한다.
청소는 개인 위생이나 주변 청결의 문제만으로서도 문명사적 의의가 적지 않지만,
더러 장소화 노동의 기본을 이루는 이 수행(遂行)은
수행(修行)에 근접하는 자기 성찰력을 품고 있기도 하다.
(<집중과 영혼>, 47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