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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버의 <탈주술화 과정과 근대>에 나타난 2단계 탈주술화 과정


탈주술화 과정을 통한 종교적 합리주의종교의 비합리성의 의미 비교



 

146회 속속에서는 베버의 <탈주술화 과정과 근대_근대성의 종교적 기원>의 제 3세계종교의 경제 윤리편을 공부하였습니다. 주술에 걸린 근대 이전의 사회를 벗어나는데 기여한 종교의 역할을 서양 종교와 동양 종교를 종횡무진 가로지르며 서술하는 베버의 큰 보폭을 따라가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특히 어려웠던 부분은 종교의 합리성이라는 개념에서 합리성이 어떤 시대 분위기와 만나느냐에 따라 다른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에 발생하였다는 것을 여러 번 독해 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후기에서는 종교가 근대 이전의 사회ㆍ문화를 탈주술화해나간 과정을, 그러나 이후에는 종교가 과학에 의해 탈주술화되는 과정을 요약하며 탈주술화 과정을 통해 종교적 합리주의종교의 비합리성의 의미를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베버는 종교 발생의 심리적ㆍ사회적 동인의 하나로 고통의 신정론을 말하는데, 이것은 고통을 신의 증오와 인간이 지은 숨겨진 죄의 징표로 다루되, 그것을 종교적으로 미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고통에 직면한 인간은 그것을 피하거나 제거하기 위해 마술사(‘역사상 가장 오래된 개별적 목회자’, 179) 혹은 주술사에게 청원을 하였고, 어떤 행동을 통해 이 고통이 해소될 수 있는지에 대한 상담이 주술사와 마술사의 전형적 업무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일러 종교 역사상 주술의 시대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계속 반복되는 곤궁의 압박(179)’은 구세주 종교가 발생하게 합니다. 같은 고통이라는 주제에 대해 구세주 종교에서는 기적을 통해 정당성을 얻은 인물이 구세주 혹은 예언자로 승격하여 그에게 청원하는 모든 개개인에게 구원을 보장합니다(여기서 예언이란 미래의 일을 미리 말한다는 의미의 일반적 개념이 아니라, 어떤 특정한 인간이 신의 도구가 되어 신의 뜻을 민중에게 말로써 알린다는 의미의 종교적 개념, 181). 이런 구세주 혹은 예언자를 통해 전파되는 구세주 종교는 주술을 전적으로 대체하거나 아니면 주술을 합리적으로 보완했고(종교적 합리주의), 특히 소명 예언의 경우 시민 계층은 스스로가 신의 도구라는 인식 하에 적극적 금욕을 통해 신의 의지에 따르는 행동을 선호하였습니다. 즉 인간은 예언자를 통해 신이 명하는 바에 따라 윤리적으로 행위해야 하는 신의 도구가 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주술의 시대에는 신과 인간이 신비적으로 매개되어 인간이 신에게 영향을 미쳤다면) 인간이 신에게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하게 되는, 즉 주술이 사라지게 되는 종교적 탈주술화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신에게 청원함을 통해 고통에 대한 답으로서 종교가 약속한 것이 바로 구원재입니다. 모든 종교의 구원재들은 처음에는 건강, 장수, 부 등 거의 전적으로 현세적인 것이었지만, 합리화된 종교의 경우에는, ‘어떤 경지를 가장 가치 있는 구원 상태로 보는가?’의 문제와 관련하여(199) 현세적인 구원재의 직접적인 습득을 넘어서는 형이상학적 의미(심리적 비일상성)’를 구원재로 부여하게 됩니다(‘종교적 경지와 세속적 상황을 구분하는 유일한 기준은 전자의 비일상성 뿐이었다.’, 188). 근대 과학 지식의 영향을 받은 주지주의자들이 보기에는 현실의 합리화 과정에 끼어드는 심리적 비일상성이라는 구원재가 비합리성의 영역에 있는 것이긴 하지만(종교의 비합리성), 현실초월적 가치들에 대한 자신들의 억제하기 힘든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수용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기도 하였습니다(193). 그럼에도 이제, 원시적 세계상의 통일성은 한편으로는 합리적 인식과 자연의 합리적 지배(경험 과학의 합리주의)*와 다른 한편으로는 신비적 체험(종교적 비합리성)이라는 측면으로 분열되기 시작한 바, 이를 일러 과학에 의한 종교의 탈주술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모든 분야에서 경험과학의 합리주의가 증가하며 그에 따라 종교는 점차 합리적인 것의 영역에서 비합리적인 것으로 

            추방되어 고작해야 전적으로 비합리적이거나 반합리적인 초인간적 힘이 된다." <종교사회학에 관한 논문집>, 564